작년 말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황우석 사태'를 다룬 책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침묵과 열광-황우석 사태 7년의 기록'(후마니타스 펴냄)은 황우석 사태의 핵심을 '과학기술동맹'이라는 틀로 바라보면서 이번 사태가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강양구 프레시안 기자, 김병수 생명공학감시연대 정책위원, 한재각 민주노동당 과학기술 담당 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썼다. 이들은 정치권, 정부, 언론, 재계, 의학계, 과학계의 권력층이 황우석 박사와 여러 형태의 이해관계를 맺으면서 생긴 '과학기술동맹'이 이번 사태를 일으키고 심화시켰다고 지적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황우석 사태를 낳게 한 것을 '침묵'과 '열광'이라는 두 단어로 설명한다. 1년 반 동안이나 논문 조작이 숨겨질 수 있었던 데에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평가한 과학자 사회, 연구를 지원한 정부, 연구 성과를 보도한 언론 간 '침묵의 동맹'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사이언스 논문 발표 이후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퍼진 황우석 교수에 대한 열광은 황 박사에 대한 어떤 비판도 용납하지 않았다. 저자는 책임 있는 자가 침묵할 때, 또 열광하는 자가 성찰하지 않을 때 어떤 비극이 빚어지는지를 강조하면서 이들에 대한 책임 규명과 한국 사회의 깊은 성찰을 촉구한다. 284쪽. 1만3천원. '신화의 추락, 국익의 유령:황우석, PD수첩 그리고 한국의 저널리즘'(한나래 펴냄)은 논문 조작 의혹을 제기한 'PD수첩'의 최승호 CP와 한학수 PD 등 12명의 저자가 쓴 책이다. 이 책은 한국이 황우석 사태의 충격을 제대로 극복했는지, 그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 묻는다. 1부 '과학 윤리의 빈곤, 파시즘 폭력의 융성' 편에서는 이형기 피츠버그대 교수,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조이여울 '일다' 편집장 등이 황우석 사태를 사회적ㆍ윤리적 관점, 문화적 각도, 여성적 관점에서 정리한다. 2부 'PD수첩과 신화 해체의 언론'에서는 최 CP와 한 PD가 'PD수첩'의 취재과정의 생생한 기록을 전한다. 강양구 프레시안 기자는 황우석 박사의 연구 윤리 문제와 관련, 주요 언론사들이 과학 연구와는 동떨어진 문제에 집중했음을 고발한다. 3부와 4부에서는 황우석 사건 관련 보도 분석을 통해 한국 저널리즘의 위기를 지적하고 위기 극복 방향을 찾는다. 38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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