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家, 총 배당금 347억 중 33% 챙겨…윤리경영은 어디로

▲ ‘준법경영’을 강조했던 구자열 회장의 LS그룹이 2010년부터 2014년 9월까지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횟수가 가장 많은 기업으로 뽑혔다. 또한 최근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배당 성향을 보이고 있어 오너일가가 ‘배당잔치’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LS그룹

지난해 신년인사에서 ‘준법경영’을 강조했던 구자열 회장의 LS그룹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년간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횟수가 가장 많은 기업으로 뽑혔다. 게다가 최근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배당 성향을 보이고 있어 오너일가가 ‘배당잔치’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그룹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 구자열 회장 “준법경영” 선포

구 회장은 지난해 1월2일 신년하례 행사에서 “과거에 잘못된 관행과 단기성과에 대한 욕심 때문에 원전케이블 품질 문제를 일으켜 국민께 심려를 끼치고 LS그룹 역시 시련을 겪었다. 경영진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이 절체절명의 사명감으로 한 단계 더 높은 실천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준법경영에 초점을 맞춘 기업운영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해 초 LS전선의 자회사 JS전선에서는 2008년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의 제어 케이블, 2010년 신고리 3‧4호기의 전력·제어·계장 케이블의 시험 성적서를 각각 위조해 납품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한 LS전선의 김 전 상무 등이 2008년 10∼11월 423억원 상당의 신고리 3‧4호기 케이블 입찰에 담합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부실부품으로 인한 원전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았었다. 당시 신고리 3.4호기 케이블 입찰 담합을 통해 LS전선은 216억원어치, JS전선은 104억원어치를 납품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 신한울 1‧2호기 케이블 입찰 담합으로 JS전선은 138억원어치를 낙찰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법 동부지법(형사1단독)의 박성인 판사는 지난해 2월5일 입찰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 전 LS전선 상무와 황모 전 JS전선 대표, 이모 서울전선 대표에게 각각 징역 6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그러면서 “원전 사고의 경우 한 번의 사고로 큰 재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원전부품 입찰은 안전이 최우선시 돼야한다”며 “품질이 기준에 미달하는 부품을 납품한 것은 죄질이 중하다”라고 판시했다.

‘불량 원전 케이블’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끝내 LS그룹은 LS전선의 자회사 JS전선을 잘라내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2월6일 LS그룹은 “JS전선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심각한 품질불량 문제를 일으켜 국민 불안을 초래했다”면서 “원전 불안감 해소와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JS전선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LS그룹은 품질안전위원회를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후 LS전선을 통한 원전 케이블 생산은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LS그룹, 불공정거래행위 1위 ‘불명예’

LS그룹은 계열사 중 한 곳인 JS전선까지 정리하면서까지 ‘준법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다만 63개 대규모 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2010년~2014년 9월 기준 불공정거래행위를 가장 많이 한 그룹이 LS그룹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난해 드러난 불량부품 원전납품 혐의 1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지난해 10월17일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 분석 결과, 2010년부터 2014년 9월까지 불공정거래 행위로 적발된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이 LS그룹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 내 LS그룹은 검찰고발 11건과 과징금 11건, 시정명령 1건, 경고 64건의 행정조치를 받았다.

▲ 수년째 실적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배당금은 347억원으로 동결되고 있다. 특히 오너 일가가 LS그룹의 지분 약 33%를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금의 1/3 수준인 약116억원을 가져가는 것이 된다.ⓒLS그룹

오너일가, 지주LS 배당으로 116억 챙겨

한편, LS그룹의 최근 3년간 실적은 꾸준히 하향세다. 매출액의 경우 2012년 11조8812억원에서 2013년 11조3935억원, 2014년 10조8863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2012년 4476억원에서 2013년 4653억원으로 소폭 늘었다가 지난해 372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도 마찬가지다. 2012년 2137억원→2013년 1651억원→2014년 867억원으로 3년 새 59%나 줄었다.

몇 년 동안 계속해서 흑자폭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지난해 LS그룹은 또 다시 ‘통 큰 배당’을 시전했다. 배당 확대는 박근혜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강조한 정책이지만, 최근 고배당이 그룹 총수들의 배만 불려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이다.

실제 LS그룹 역시 배당확대를 통해 이득을 챙긴 쪽은 오너일가였다. 매년 당기순이익이 줄고 있음에도 올해 LS그룹의 배당금총액은 2012년부터 같은 수준으로 유지돼온 347억900만원으로 정해졌다.

특히 구 회장 오너 일가가 LS그룹의 지분 약 33%를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금의 1/3 수준인 약116억원을 가져가는 것이 된다.

또 LS가 지분 46%를 가지고 있는 계열사 LS산전이 올해 총 배당금을 381억2300만원으로 정하면서, 결과적으로 LS는 179억4000만원을 챙길 수 있었다. 반도체용 황산을 제조 및 판매하는 또 다른 계열사 LS니꼬동 역시 잇따른 실적 부진 행보에서도 올해 현금배당을 지난해 보다 80억 많은 560억8600만원으로 정했고, LS는 지분율 50.1%에 해당하는 280억원을 가져갔다.

이 와중에 구 회장은 지난해 LS그룹으로부터 22억4800만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았다. 연봉 19억2100만원에 특별상여 명목 3억2700만원이 합해졌다.

이에 LS그룹이 최근 잇따른 실적악화로 사정이 어려워지자 향후 사업개편에 필요한 현금을 주요 계열사의 배당을 통해 확보하려 한다는 해석이 많다. 또 일각에서는 LS그룹의 사업 전반 실적이 부진한데도 불구하고 오너일가와 총수가 이와는 무관하게 배를 불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일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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