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흡수 위한 공교육 정상화, EBS중심 수능문제 출제된다

교육부가 지난 17일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유기 경감대책'을 확정, 발표하고 단계적으로 이를 시행키로 했다. 학원과외 등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교육방송에 대학수학능력시험 강의 전문채널을 신설하고 방송 강의내용 중심으로 수능문제를 출제하기로 하는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에 의하면 학교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교사 다면평가제와 교장평가제가 도입되고 각종 학력경시·경연 대회가 폐지되거나 인증제로 바뀐다. 또 평준화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1~고1 수학, 영어 정규수업에 수준별 이동수업을 늘리고 학교군별 선지원·후추첨 배정을 확대키로 했다. 대입 제도는 2008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인 학생부 실질반영률을 높이고 수능은 가급적 최저 학력기준으로 사용하거나 등급을 활용하도록 유도, 영향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한편 학생부 자료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점수 부풀리기 등 현행 평가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다양한 형태의 신입생 선발을 유도하는 방안을 8월까지 마련, 발표할 예정이다. EBS강좌 순환편성 교육방송(EBS) 고석만 사장은 18일 "4월1일부터 방송될 수능강좌는 고교생의 방과후 보충학습 일정과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순환 편성할 것"이며 "24시간 종일 방송하되 학생들의 건강과 학원 수강 등을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학원 수강을 하는 학생들도 심야시간에 수능강좌 주요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는 수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강의 교재 제작 참여에 대해 "현재는 이미 제작된 교재의 활용, 교재 집필자의 직접 강의, 평가원·교육방송·강사가 공동 제작한 교재의 사용 등의 형태로 강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점차 평가원과 합의한 교재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EBS 인터넷강의 최고 강사진 구성, 학생들이 뽑는다 교육방송(EBS)의 수능강의는 현직 교사와 학원강사를 통틀어 전국 최고의 강사진이 맡게되며 강사 선정 과정에 학생들을 참여시켜 우수한 교사만을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처음부터 최고 브랜드의 명 강사진을 포진시켜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EBS는 시.도교육청에서 현직교사를 추천 받아 면밀한 심사과정을 거치며 산간 벽지에 근무하면서도 교수법이 강남 학원 강사를 능가하는 숨은 교사를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또 교육청의 모의고사 등에 출제.검토위원으로 참여하거나 참고서 및 문제집을 집필한 경력이 있는 베테랑급 교사를 선발하는 한편 '스타강사'도 유치해 인터넷 초.고급 과정 강의를 맡기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강사들의 인기에 영합하는 '쇼맨십' 방지를 위해서는 현장녹화도 과감히 시도할 예정이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강화 EBS 방송 및 인터넷의 수능강의 서비스는 4월 1일부터다. 위성케이블 방송인 'EBS플러스1'에서는 중위권 학생의 수준에 맞춰 연간 4천1백14편을 방송한다. 학교 수업시간이나 심야시간 등은 재방송으로 운영된다. 또 EBS 인터넷(www.ebs.co.kr)은 초.중.고급 등 학력수준에 따라 주문형 비디오(VOD), 즉 통신망으로 연결된 컴퓨터나 TV를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언제든지 받아볼 수 있는 영상 서비스로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무료 제공된다. 이와 함께 방송.인터넷 강의 등에서 충분히 이해되지 않는 내용을 학생이 질문할 수 있도록 1대 1 사이버교사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학년별·교과별로 운영된 사이버교사단은 200명 규모로 20시간 동안 고정 배치되며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게 된다. 인터넷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면 서버가 다운되는 것이 가장 걱정이나 현재 1만명 수준인 순간 동시접속 인원을 5만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강남 입시학원가 퇴출 위기 교육부가 내놓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대입학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서울 강남 등 학원가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계획대로 사교육을 공교육 틀 안으로 흡수하게 되면 학원 비중이 축소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염려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EBS 수능 강의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는 물론 입시학원 등 오프라인 학원들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서울 강북 J학원은 "학원에 가야 들을 수 있던 다양한 강의, 수준별 강의를 방송이나 인터넷으로 제공하면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EBS 강의가 시작되는 4월 이후 상황을 염려했다. 수능강의와 함께 나온 특목고 정상화 대책도 파장이 만만치 않다. 2008년부터 대입전형이 내신 위주로 바뀌어 석차로 내신을 평가하면 특목고생이 불리해지는 데다 외국어고에는 자연계 과목 설치가 제한되고 대입을 위한 교과과정 설치가 금지되는 등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사교육이 하던 일을 정부 대책 하나로 공교육이 흡수하기는 어렵다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이성심 기자 lss@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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