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커질 줄 몰랐어요"
"이렇게 커질 줄 몰랐어요"
  • 이성심
  • 승인 2004.02.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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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왕따 동영상' 인터넷유포 충격, 파문의 끝은 어디인가?
중학생들이 반 친구를 괴롭히는 장면을 담은 '왕따 가학 동영상' 파문이 확산되자 이를 고민하던 해당 학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일파만파 커진 사건, 그 내막은? 1.2편으로 나뉘어져 총 16분 길이의 동영상에서 5∼6명의 학생들은 혼자 책상에 엎드려 있는 피해자 조(16)군을 둘러싸고 손으로 머리를 치고 귀를 잡아당기는가 하면 가방을 뺏고 의자로 책상을 치는 등 조군을 괴롭혔다. 이들은 '하지 말라'는 조군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X나 웃긴다 저 XX' 등의 욕설, 비웃음과 함께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으로 조군이 괴로워하는 표정을 열심히 찍었으며 다른 학생들은 이 광경을 그냥 지켜봤다. '카메라를 피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을 제작해서 올린 경남 창원시 모 중학교 최(16)군은 "이번 영화제 영화감독상을 노려보겠으니 즐감(즐겁게 감상)해주세요"라고 소개하면서 동영상에도 자막으로 자신과 피해자 조군, 다른 학생들의 이름을 밝혔다. 그러나 동영상을 보고 분노한 네티즌들이 이 중학교 홈페이지와 최군의 홈페이지 게시판으로 몰려들어 1,000여건 이상의 비난 글을 올리는 등 파문이 커지자 해당 중학교는 관련 글을 모두 삭제했다. 최군도 "별 생각 없이 장난삼아 한 것"이라며 홈페이지에 '나의 친한 친구 XX야, 나의 생각 없는 행동으로 너에게 큰 고통을 주게되어 정말 마음이 아프구나'라는 내용의 사과문과 함께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피해 학생 아버지 "가만 있지 않겠다" 14일 학교에서 연락을 받고 이 사실을 처음 접한 피해자 조군의 아버지(50)는 "동영상을 찾지 못해 아직 보지는 못했으나 이것을 본 사람들이 인터넷에 남긴 글만으로도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장난이라고 밝힌 최군에 대해서는 "작년 여름 졸업여행을 갔을 때도 최군이 주동해서 아들을 밤새 잠도 못 자게 괴롭히는 등 이전부터 계속 괴롭힘을 당해왔다"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그는 "아이들 행실치고는 너무 악랄해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다"며 "훈계 정도로 넘어가면 이런 일이 다시 생기기 때문에 남을 괴롭히는 것이 얼마나 나쁜 짓인지 뼈저리게 느껴봐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의 부모들은 변호사 자문 등을 받아 명예훼손 등 정신적 피해와 병원치료를 위해 위자료를 요구했고, 몇 차례 교섭 끝에 18일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군의 아버지는 18일 "여러 차례 합의를 시도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최종적으로 오늘(18일) 합의를 했다"면서 "위자료 액수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 교사 해명 "동영상 내용 사실과 달라, 장난인듯" 학교측은 "동영상물은 한 학생이 교실에서 여러 학생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라 설명하면서도 '왕따'를 당하는 내용과 사실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동영상물이 정말 왕따시키는 내용이라면 동영상물을 만든 최군이 자신의 이름을 숨겨야 하는데도 실명을 밝힌 채 왕따 장면을 의도적으로 촬영을 했겠는가"라며 "최군이 조군과 평소 짝으로 친하게 지낸 사이임이 밝혀지고 있으며, 졸업식 때도 다정한 모습으로 함께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이 있는 걸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은 '왕따 동영상'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한 결과 "동영상에 등장하는 최군이 졸업선물로 받은 카메라를 학교에 가지고 와서 기념사진을 찍던 중 평소 내성적인 조군이 촬영에 응하지 않자 주위학생들이 장난삼아 조군을 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피해를 본 학생과 학부모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하고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해 학교폭력 및 따돌림 예방과 인터넷 예절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네티즌, '왕따 동영상'에 처절한 응징 네티즌들은 이구동성으로 '방법(응징을 뜻하는 네티즌 은어)에 들어가야 한다'며 최군 홈페이지와 소속학교 홈페이지, 경남 교육청 등에 비난의 글을 남기고 있으며 집단 항의 전화를 걸고 있다. '그 4명인'이란 네티즌은 "이번 일을 그냥 넘길 수는 없다"는 글과 함께 가해 학생들의 신원 정보를 공개하며 "네티즌의 힘으로 이를 퍼트려 달라"고 했다. 현재 '왕따 동영상'을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으로 알려진 최군에 대한 신상 정보는 물론 집주소와 전화번호, 홈페이지 및 메신저 ID까지 네티즌들에 의해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다. 최모군 외에도 '왕따 동영상' 촬영에 가담한 친구들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ID 등이 네티즌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편 '왕따 동영상' 사건에 대한 네티즌들의 분노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조되고 있으며 경남교육청 홈페이지에는 비난의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왕따 동영상' 고민 학교 교장 자살 '왕따 동영상' 파문이 확산되자, 이를 고민하던 해당 학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2일 오후 7시15분께 경남 창원시 명서동 윤모(61) 교장의 집 거실에서 윤 교장이 흉기로 자신의 가슴을 찔러 자해, 신음중인 것을 가족들이 발견,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윤 교장의 아내 김모씨(58)는 "남편 담배 심부름을 갔다가 집으로 들어와 보니 남편이 피를 흘리며 신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 교장은 재직중인 학교 중학생들이 같은 반 친구를 괴롭히면서 즐거워하는 광경을 동영상으로 제작하고 자랑삼아 인터넷에 올려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인데 이어, 최근 동영상 일부가 수업시간 중 촬영된 것으로 밝혀지자 심하게 자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윤 교장은 지난 20일 창원교육청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경찰은 윤 교장이 왕따 동영상 파문에 급속도로 확산되자, 이를 고민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김부삼 기자 kbs@sisafocus.co.kr 이성심 기자 lss@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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