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이슈 확산되자 스스로 사직 의사 밝혀”

▲ 지난 15일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 웹디자이너의 동생이 올린 트윗글로 인해 사내왕따설이 불거진 가운데, 20일 해당 웹디자이너가 결국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위터

지난 15일 오전 친동생이 트위터에 “언니가 넥슨 직원들 사이에서 한 달여간 왕따를 당해 결국 사직했다”는 글을 올려 누리꾼들 사이에서 치열한 토론이 벌어진 가운데, 논란의 주인공인 넥슨의 웹디자이너가 결국 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넥슨 사내 게시판에는 인기 게임 ‘마비노기 영웅전’의 이미지 표절 논란과 관련해 ‘작업자 사직’과 함께 파트장, 리더, 디렉터·본부장 등이 경고·견책·감봉 3개월 등의 징계를 받는다는 인사위원회 결과가 공지됐다.

사내 공지에 언급된 ‘사직한 작업자’는 도용 논란이 일었던 이미지를 제작했던 당사자로, 트윗글에서 실수 때문에 한 달여간 왕따를 당해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고 전해진 웹디자이너를 가리킨다.

◆사내왕따설, 사측 해명에 일단락
지난 달 29일 넥슨의 인기 RPG 게임 ‘마비노기 영웅전’이 새 에피소드인 ‘망각의 낙원’ 에피소드 3 업데이트 ‘그림자와 빛’을 내놓으면서 함께 업데이트한 프로모션 이미지 중 신규 레이드 보스 ‘고대 글라스 기브넨’의 이미지가 글로벌 히트 게임 ‘디아블로3’ 확장팩의 ‘말티엘’ 월페이퍼 배경 이미지를 차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넥슨의 과거 도용 의혹까지 재조명되며 논란이 확산되자 마비노기 영웅전 측은 다음 날 새벽 임덕빈 디렉터가 사과 공지를 올리고 즉시 이미지를 교체했다.

잠잠해지던 도용 관련 논란은 3주 가량 지난 지난 15일 이 웹디자이너의 동생을 자처한 이용자가 “웹디자이너인 친언니가 실수 때문에 한 달여간 회사 내에서 왕따에 조리돌림을 당해 밥도 제대로 못 먹었으며, 회사에서 사직서를 쓰라고 했다”는 트윗글을 올리면서 재확산됐다.

동생은 “언니가 매일매일 사과하고 전직원한테 까였다가 집에 오면 울었다”면서 “남 탓 한 번 안하다가 회사에서 잘렸다”며 마비노기 영웅전 팀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 트윗글이 온라인 공간의 대형 커뮤니티에 잇따라 퍼지면서 곳곳에서 “도용에 대한 사직은 합당하지만 넥슨이라는 굴지의 IT 대기업에서 굳이 왕따를 했어야 했느냐”를 두고 누리꾼들의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넥슨 측이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도용 사실과 관련된 이슈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해당 직원이 현재 잘 근무하고 있고 왕따도 없었다”며 ‘사내왕따’ 및 ‘퇴사설’에 대한 의혹을 일축하면서 이 같은 논란은 결국 ‘동생의 괜한 짓’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던 상태였다.

◆누리꾼들, 웹디 사직 사실에 진실 공방 재점화
하지만 결국 해당 웹디자이너가 이날 사직한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넥슨 측의 해명을 두고 다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도용이 얼마나 큰 일인데 사직도 하지 않고 멀쩡히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 의아했다”며 웹디자이너의 사직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을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도용이라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해당 웹디자이너가 멀쩡히 근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넥슨 측이 올바른 결정을 한 것”이라고 찬성했다.

반면 한 누리꾼은 “결국 해명하기 전에 이미 퇴사 의사가 전달된 것 아니냐”면서 “퇴사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였는데도 멀쩡히 잘 근무하고 있다고 해명한 것을 보니 왕따가 없었다는 말도 믿기 힘들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이미 트윗글이 올라오기전에 퇴사가 확정된 것이 맞다는 얘기 아니냐”라면서 “동생의 퇴사 부분 언급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왕따설에 관해서도 회사 측의 해명을 믿기 힘들다”는 생각을 밝혔다.

◆넥슨 “스스로 퇴사 의사 밝혀…왕따 없었다” 

▲ 넥슨 측은“왕따가 없었던 것은 맞고, 해당 웹디자이너가 트윗글로 이슈가 확산되자 퇴사를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내부 프로세스를 강화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한편 이날 넥슨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웹디자이너가 일러스트 도용 건이 확산되면서 부담을 느껴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이전에 사직 의사를 밝혀 퇴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사건에 대한 인사위원회는 지난 19일 열렸으며, 트윗글이 올라오기 전에 관련자들에게 일정이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인사위원회에서 해고를 한 것은 아니고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본인이 그만두겠다고 해서 회사 측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따라서 인사위원회에 해당 웹디자이너와 관련된 안건은 아예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도용 의혹을 받았던 이미지는 해당 웹디자이너가 제작한 것이 맞다”면서 “위에서 관리하는 조직장들도 모든걸 일일이 대조하고 확인할 수는 없다 보니 담당자의 소양을 믿고 일을 맡겼지만, 결국 이런 결과가 나오다 보니 함께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징계를 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웹디자이너의 퇴사 결심 배경에 대해 “도용 건은 회사에는 있어서는 안되는 중대한 일이고, 회사에서도 대외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발생하다 보니 해당 웹디자이너가 트윗글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본인이 생각보다 큰 문제라고 판단해 인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퇴사를 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인사위원회가 열리고 내부에 공지가 올라가면서 도용 건은 일단락되는 상황”이라며 “해당 웹디자이너가 퇴사하고 다른 분들도 경중은 다르지만 각 단계에 따라서 책임지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 이슈가 더 이상은 논란이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내부적으로 수 차례 확인했지만 왕따와 관련된 일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두 번 다시 도용이나 이런 이슈가 없도록 하기 위해 내부 프로세스도 조금 더 엄격하게 관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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