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SC은행…점포개설 소극적인 외국계 은행 비중 높아

▲ 지난달 말 금융업협회가 금융사에 고지한 바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이 부적격 대출모집인을 압도적으로 가장 많이 고용한 시중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이 실태 조사 결과 시중은행 중에서 부적격 대출모집인을 가장 많이 고용한 시중은행으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18일 <노컷뉴스>가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각 금융업협회가 금융사에 고지한 부적격 대출모집인 실태조사 결과 한국씨티은행이 총 74명 중 40명으로 최다를 차지했다.

2위는 SC제일은행으로 15명이 고용됐고, 중소기업은행·전북은행 4명, 농협·신한·KB국민은행이 각 2명으로 뒤를 이었다.

부적격 대출모집인으로 지정된 모집인들은 고객들로부터 별도의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고객이 제출한 서류 또는 대출 관련 서류를 위·변조하는 등의 행위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출모집인은 ‘1사 전속주의’를 위반하고 2개 이상의 금융사와 중복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전체의 절반이 넘는 비율을 차지한 한국씨티은행과, 3위와의 큰 격차로 2위를 차지한 SC제일은행이 외국계 은행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 개설을 최소화하고 대출모집인을 통한 영업을 늘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 전문가는 외국계 은행들이 국내 점포 개설에 소극적인 만큼 대출 모집인을 고용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씨티은행 측은 지점수가 부족한 현실 때문에 고객의 편의성을 위해 대출모집인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내부 통제와 관리를 하고 있고 부적격 대출모집인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해명했다. SC제일은행 측은 대출모집법인과 이미 2013년 하반기 모두 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대출모집인은 상담·접수 등 은행이 위탁한 업무를 모집법인 또는 상담사가 수행하는 제도를 말한다. 은행·저축은행·보험사 등 개별 금융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개인대출 수요자를 유치하며 대출을 알선하면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과거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숫자를 늘리면서 지난 2013년 8월 말 기준으로 6300명에 달하기까지 했고, 2013년 2분기 은행권의 전체 대출액 94조원 중 21조7156억원을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2013년까지 대출모집인 확충에 여력을 집중했던 한국씨티은행은 1.09%의 수수료를 챙겨줬고 SC제일은행은 1.11%라는 업계 최고의 수수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국내 은행들이 0.97%의 전북은행을 제외하고 대부분 0.50%를 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외국계 은행들이 2배에 가까운 수수료를 챙겨준 셈이다.

수수료 전가 우려, 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 등으로 폐지 논란까지 겪으며 1금융권에서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아울러 대출모집인들을 거친 대출의 폐해도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리 감독이 잘 이뤄지지 않아 부적격 대출모집인들로 지정되는 행위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무리한 대출의 유도로 연체율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지난 달 서울시에 대출로 주택을 구매한 한 시민은 “올해 초 대출을 껴서 집을 사기 위해 부동산을 찾았는데 어느 정도 진행이 되자 SC제일은행 과장이라고 하는 분이 찾아와서 대출을 받을 것을 권유했다”면서 “대출 한도와 우대 조건 등에 대해 괜찮은 조건을 제시하며 대출을 받을 것을 수 차례 권유했지만 대출 금리가 다른 은행들보다 오히려 높은 것 같아 대출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반 소비자들은 은행 명함을 들고 다니는 이 사람들이 대출 모집인인지, 은행원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적격 대출모집인들이 부동산 중개업소와 연결돼 전방위적인 활동을 벌이는 경우 적발이 힘들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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