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호러 연극 "우먼인블랙"

청소년 시절, 미스터리극에 한번 빠져보지 않은 이들은 아마 없을 듯하고, 또 지금도 미스터리 매니아로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스터리 형식을 다루는 여러 매체 중 미스터리 '영화'는 어느 시점부턴가 관객을 잃어 사장되다시피 했고, 미스터리 소설 역시 이제는 '활자 거부증'에 걸린 젊은 세대들에게 버림받아 오직 읽기 편한 '만화'의 형식으로만 남아있는 것이 사실. 이번에 공연되는 미스터리 호러 "우먼인블랙"은 미스터리 팬들에게 미스터리의 영역을 '연극'으로 넓혀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게 해 주는 기회가 될 듯하다. "우먼인블랙"은 전제부터가 흥미진진하다. '영국 귀신 이야기'임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는 "우먼인블랙"의 주인공들은 냉정하고 자신감 넘치는 젊은 법무관 '아더 킵스'와 어느 귀부인의 유산 정리 목적으로 저택을 방문하게 되는 '크라이신 기포드'. 여기에 아홉 개의 삶이 있다는 '구생로'와 '검은 옷을 입은 여인'에 대한 전설이 더해지면서, 미스터리는 점차 '초자연적인' 분위기를 풍기게 되는데...이 모든 것이 서로 뒤엉키며 주인공 킵스에게 일어나는 환청과 기묘한 사건들, 서서히 밝혀져가는 마을 사람들의 과거 등, 미스터리 팬들에게 '필이 꽂힐만한' 아이템들을 잔뜩 안고 있다. 1987년 영국 스카보로우에서 초연된 이래 1989년에는 웨스트 엔드 입성, 이후 6개월마다 출연진만 교체시키며 현재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공연되어 15년 동안 5000회의 공연기록을 세운 슬리퍼 히트작 "우먼인블랙". 이미 미국 로스엔젤리스와 뉴욕에서 공연되고, 일본에서는 전국 투어까지 갖는 등, 세계 12개국 언어로 41개국에서 공연된 히트작이 국내 초연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미 '미스터리 팬'들은 물론 '연극 팬'들의 관심 또한 집중시킬 만하다. (장소: 제일화재 세실극장, 일시: 2004.02.0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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