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계 이종걸 원내대표이 원내대표에 최종 당선됐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선출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친노에 대한 심판이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친노 패권’ 탓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당내 불협화음이 고조됐다. 4·29 재·보궐선거 전패(全敗) 이후 패인이 고질병인 계파 갈등으로 꼽히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당내 쇄신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 산적한 법안과 관련해 협상력을 발휘해 해결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가 대여 강경투쟁론을 들고 나온 만큼 향후 새누리당과 긴장관계를 형성할 전망이다.

◆친노 견제론 작동할까

새정치민주연합 이 원내대표는 비노계이자 대여 강경파로 분류된다. 이 원내대표는 최우선 과제로 당내에서 불거진 계파갈등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4.29 재보선의 참패 이후 당내에서는 문 대표 책임론이 제기됐으며 친노에 대한 패권주의에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야당 의원들이 친노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할 지도부 인사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분열 문제에 대해 “비판 자제하고 비난하지 않도록 하겠다. 다시 승리를 회복하는 조건을 회복하고 분열을 치유하는 일이 당 안팎으로 널리 알려지도록 하겠다”며 “당내 (문제 해법은) 분열 치유와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비노계로 분류되는 이 원내대표의 지도부 입성으로 친노·범주류가 장악한 당 지도부의 역학관계도 변화를 맞게 됐다. 그동안 소외됐던 당내 비주류가 이 원내대표의 지도부 진출을 계기로 점차 목소리를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자칫 엇박자가 날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이후 당내 화합을 이루는 데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 원내대표는 친노인 문 대표와 투톱 관계를 이루면서 ‘유능한 경제정당론’과 ‘부패 정권 심판론’의 동력을 다시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을 통해 “정말 감사드린다. 삼수 끝에 여러분께서 이렇게 영광을 주셔서 그 느낌으로, 그 힘으로 하겠다”며 “선거에서 패배하고 무시당하고 소수당으로서 이 참담한 심정을 더 신중하게, 더 진중하게 풀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130명 의원님들 여러분께 모두 뜻을 구하고, 말씀드린 것처럼 원내전략 경륜을 꼭 차용하고 배우겠다”며 “그리고 고문단을 운영해서 원내가 균형 있게 앞으로 나아가고, 나아갈 때 속도조절하고, 서로 나누고 소통해서 어려운 난국을 꼭 풀어나가는데 제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대여 강경 투쟁 예고

이 원내대표는 19대 국회 남은 기간 무산된 공무원연금개혁안 등과 함께 빈손으로 끝난 국회 본회의 일정 조율 등 큰 부담을 안고 대표직 수행에 돌입하게 됐다.

원내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관련해 대여 협상을 다시 이끌어야 하는 숙제를 해결해야하는 것은 물론, 4·29 재보궐선거 참패의 충격에서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수습해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안의 국회 처리 불발 문제에 대해 그는 “새누리당의 합의 파기와 약속 불이행을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이 점에 관해서는 분명히 물을 건 묻고 (새누리당이) 책임을 질 건 진 상태에서 해결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이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시 여부에 대해 “이미 합의된 대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공공성 문제는 같이 연계해 논의하는 게 지금으로선 원칙”이라며 “이 원칙을 토대로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강기정 정책위의장 등 의원들과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또 “유승민 대표가 지난번 국회 연설에 보여준 그런 획기적인 내용을 저희들은 존중하고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내용없이 거론한 실패한 경제 민주화 시도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존중하고 그 뜻을 잘 받아들여서 함께 논의하고 함께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파트너 관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례회동에 대해서도 “우윤근 원내대표께서 하시던 것처럼 부지런한 소통의 장은 계속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원내대표의 핵심 역할인 대여 협상이 원내대표로서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 원내대표는 평소 지각이 잦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본인이 평소 지각이 잦다는 점을 스스로 언급하며 ‘정각 종걸’이 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었다.

또한 대여 강경파로 인식되고 있는 이 원내대표는 앞서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위원장을 맡은 인물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끝내 거부한 바 있다.

그러나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과 여당의 단독 표결을 통해 통과된 바 있어 여당에 맞서 한층 강경한 자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경선에 앞서 연설을 통해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과 싸워서 이기겠다”면서 “특위 위원들이 이뤄낸 소중한 합의 지켜서 공적연금 강화 반드시 지켜내겠다. 일본에 아무 말도 못하는 외교 무능, 안보무능 철저히 질타하겠다. 민생 현안들 빨리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오만한 행태는 야당 무시를 넘어 의회민주주의를 깨부수고 국민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주저앉아서는 안된다”면서 “당원 동지들, 우리 지지자들, 우릴 질책하면서도 애정있는 국민들을 생각하면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쟁과 화합만이 이 위기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대여투쟁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을 향해 “그들의 의도는 총선을 노리는 얄팍한 수가 아니겠는가. 예고되는 대대적인 사정은 이제 전면전이 될 것이다 막아야 한다”며 “날 트집잡을 것 없다고 생각한다. 온 몸으로 막아내서 야당탄압 지켜서 맞서 싸우겠다. 당내 화합과 단결 중심에 서겠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 원내대표가 대여 강경 투쟁을 예고한 만큼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비롯해 민생법안 등 난제가 산적해 있는 5월 임시국회 전망이 어두워졌다.

뿐만 아니라 국회 정치개혁 특위에서 선거구 획정방안이나 의원정수 확대 등 문제와 내년도 예산안 등 다른 중대 사안에 대해서도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여당과 협상을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천정배-정동영 연결고리 역할

이 원내대표는 새청치연합을 탈당한 뒤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17대 국회 당시 천 의원이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지냈을 때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이 원내대표를 향한 야권 통합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8일 “내년 총선 전까지 천정배 의원과 통합을 이뤄 (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TBS라디오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예민하고 어려운 관계지만 장기적으로는 야권 분열로 보일 수 있는 만큼 총선 승리를 위해 연대하고 통합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천 의원과) 과거에 인연이 깊다. 그 분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자산이나 정치적 이해에 대해 많이 공감하고 있다”며 “(그와) 충분히 논의하고 고민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원내대표는 광주서을 4·29 재보궐 선거에서 천 의원에게 자당 후보가 패한 것과 관련해 “쇄신이라는 것도 작위적인 집단에 의해 이뤄지면 항상 화를 초래한다”며 “기본적으로 국민을 중심으로 가야한다. 국민이 선택하고 지역구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일 안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길이 조금 더디고 느릴 수는 있지만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쇄신은) 좀 자제되고 속도조절도 되고 포기를 해야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천 의원을 거론하며 향후 연대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을 거듭 밝힌 바 있다.

또한영 전 장관과의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정 전 장관이 탈당할 당시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포함한 구 정동영계는 4·29 재보궐선거 직전 정 전 장관이 2012년 발족한 싱크탱크 ‘대륙으로 가는 길’의 등기이사직을 집단사퇴 하는 등 거리두기에 나서기도 했지만 오랜 친분 관계를 유지해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야권 텃밭인 광주에서 천 의원이 뉴DJ세력들을 모아 ‘호남신당’ 창당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만큼 새정치연합은 야권 분열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이에 따라 이 원내대표는 천 의원과 정 전 장관연결고리 역할로써 선거 전패로 위기에 직면한 새정치연합의 내년 총선을 이끌어야 하는 임무가 주어지고 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