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로 성숙해 져, 홀가분한 마음으로 연기에 몰두 할 것

"처음으로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스펙트럼DVD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던 배우 하지원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연예인이 된 걸 후회했고, 이 직업을 포기하려는 생각마저 했을 만큼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을 때 너무 힘들었지만 검찰에서 옳은지, 그른지 가려줄 것이라 믿었다"며 "검찰이 정확하게 조사하셨고, 나 역시 정확하게 답변하려고 애썼다. 검찰이 다 밝혀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하지원은 가슴에 품어놓은 말이 많은 듯했다. "금융감독원이 수사를 의뢰했다는 소식을 듣고 3일 동안 방안에서 울었어요. 이렇게 울어본 적도 처음이었습니다. 억울하고, 화나고. 그렇다고 제가 어떤 말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더 답답하고." 이 말을 하며 목소리가 잠긴 하지원은 "심각한 우울증에 걸려 혹시라도 제가 딴 생각을 할까봐 엄마가 방문 고리를 없애 방문이 닫기지 않게 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수사를 의뢰한 금감원에 대한 섭섭함과 서운함을 숨기지 않았다. 작년 5월 5천560원에 스펙트럼DVD 주식 66만여 주를 인수한 하지원은 경영 참여 뜻을 밝혔으나 8월 8천원에 20만주를 매각해 15억대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이에 금감원이 거짓 공시 등으로 주가 조작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던 것. "제가 연예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과대 포장된 것 같습니다. 제가 연예인이니까 금감원의 수사 의뢰가 언론에 크게 보도됐고요. 연예인은 자신의 명예, 이미지가 소중한데 (금감원 측이) 너무 신중하지 못한 행동을 보여주신 것 같아요." 하지원은 자신의 경영 참여 의사를 금감원이 믿어주지 않았던 데 대해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저도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지만 연예인은 미래가 불투명해요. 그래서 미래를 위해 영화 관련 회사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연예인들이 해야 하는 부업이 몇몇 직종으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막상 일을 해보니 자신보다 훨씬 나이 많은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버거웠다고 했다. "그래서 아직은 때가 아니다 싶어 포기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 주가는 하지원이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주식을 매각한 뒤 1만3천원대까지 올랐다. 오히려 하지원은 이 사건으로 롯데백화점과 미쟝센 샴푸 등 오랫동안 모델로 섰던 CF가 상당수 떨어져나가 엄청난 경제적인 피해를 입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인기피증까지 걸려 집에만 머물렀던 하지원이 처음으로 공개적인 자리에 나타난 것은 3월19일 열린 임창정 결혼식. 그동안 친구조차 만나지 않고 운동하고 책 읽으며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언젠가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해준 팬들의 격려와 위로가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그러잖아도 모레(4일) 팬들과 오랜만에 소풍을 가기로 했는데 좋은 소식을 들려주게 됐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갈 수 있게 돼 행복하고 기분 좋아요." 정신을 추스른 뒤 선택한 영화 '바보'의 촬영을 모두 마친 하지원은 곧 임창정과 출연하는 '일번가의 기적'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가장 큰일을 겪었지만 한편으론 세상이 어떤 곳인지도 알게 됐고, 어른이 된 것도 같아요. 이제 홀가분해진 이상 더 열심히 연기해서 팬들의 변치않는 사랑에 보답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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