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시중은행의 금리 및 수수료 등 소비자금융 전반에 걸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시중은행에 대한 계열사 부당지원 조사가 시작된 지 7개월여만에 더 광범위한 조사에 나섰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는 당혹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2일 금융감독당국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부터 10여개 시중은행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이날 조사는 정해진 일정에 따라 전개된 정기조사가 아니라 당일 통보된 전격적인 조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3~10여명에 달하는 공정위 카르텔조사단 직원들이 각각 시중은행으로 투입돼 하루 종일 조사가 진행됐으며 조사 완료 시점은 미정이다. 이날 공정위는 2003년 이후 각 은행들의 수수료 및 금리 체계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조사를 받은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금리 및 수수료 체계를 설정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은행간 담합이 있었는 지가 집중적인 조사 대상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융계는 공정위의 이번 조사가 미리 명백한 혐의점을 확보한 뒤 벌이는 기획 조사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 조사 성격이 아닌 데다 서류 등을 뒤지는 강도가 여타 조사에 비해 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정위 관계자들이 최근 일부 은행들이 수수료를 내린 부분에 대해서도 경위를 자세히 물었다"고 전했다. 2~3개의 다른 시중은행 수신부서 관계자들은 공정위의 조사 때문에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대한 조사 여부에 대해 "현재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전격적인 조사에 나섬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당혹스런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의 조사 강도가 기존보다 강한 데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계열사 부당지원 등 문제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조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전부터 금융권에 대한 조사방침을 시사해왔다. 공정위는 올해 초 금융권의 공정거래법 준수 여부에 많은 관심이 있다고 밝혔고 지난 3월 취임한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도 규제산업에서 경쟁산업으로 넘어가고 있는 분야에 경쟁원리를 확산시키겠다며 금융 분야를 한 예로 제시했다. 공정위는 또 손해보험사와 온라인보험사의 불공정행위 신고 사건에 대해서도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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