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의 실적 거둬... 상계관세 조치 유예설도

2월 2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하이닉스 거래업체인 독일 이탈리아 영국의 3개사는 EU 규정 제24조4항을 근거로 하이닉스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를 유예할 것을 지난 17일 EU집행위에 신청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시장상황의 호전으로 조치를 유예하더라도 일정기간 산업피해가 재발하지 않고 관련 업계의 의견개진 기회가 제공된 경우 집행위는 자문위원회 협의를 거쳐 9개월간 조치를 유예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1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메모리 공장 중국 내 설립 예정인 하이닉스 상계관세 유예신청 기업들은 시장상황 변동, EU 반도체 업계의 호전, 조치유예에 따른 피해재발 가능성 희박, 상계관세 조치로 수요업계의 심각한 피해 우려 등을 신청 근거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특히 ▲ 기존 하이닉스 거래업체들이 인피니온사나 마이크론사를 상대하면서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 하이닉스의 저집적 D램에 대한 역내생산 중단으로 대체구매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번 유예신청에 대해 제소업체인 인피니온과 마이크론사가 반대할 것으로 예상돼 성사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지만, 지난 95년에도 반덤핑과 관련해 비슷한 선례가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결과가 주목된다고 무역 협회는 설명했다. EU집행위는 지난 93년 반덤핑과 관련해 한국 반도체 3사와 가격인상 협정을 맺은 뒤 반도체 시장의 호전으로 시장가격이 가격약속 수준 이상으로 오르자 95년 6월 협정 발효를 중단한 바 있다. 앞서 EU집행위는 작년 8월 하이닉스에 대해 34.8%의 상계관세 부과를 확정했고 이에 한국 정부가 EU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으며 하이닉스도 EU법원에 소송을 냈다. 한편 하이닉스반도체는 비메모리 부문 매각을 가능한 1/4분기 안에 마무리짓고, 관세ㆍ통상문제 해결을 위해 내년에 중국에 미국 유진공장과 같은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2월 19일 증권거래소에서 가진 2003년 4/4분기 실적발표회 자리에서 ▲ 중국 메모리 공장 설립 ▲ 비메모리 사업부 매각 조기 마무리 ▲ 300㎜ 라인에 대한 본격 투자를 골자로 하는 올해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하이닉스는 국내에서 생산된 D램에 대한 상계관세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중국에도 '미국 유진공장과 같은' 메모리 공장을 내년께 설립할 예정이며, 그 전에 이미 제휴를 맺은 프로모스를 통해 일본물량에 대응할 방침이다. 하이닉스 측은 중국 내 생산시설과 관련, 공식적으로는 "지방정부와 합작할 수도, 100% 단독투자법인으로 설립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100% 자회사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하이닉스의 국내 생산시설 중 일부를 중국으로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사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럴 경우, 중화권 현지 D램 생산은 대만에서는 수탁생산, 중국에서는 직접 생산 형태를 띠게 된다. 하이닉스는 또한 2분기 연속 영업흑자에 힘입어 올해 지난해의 2배인 총 1조4500억원을 투자키로 했으며, D램 분야에 이 중 3분의 2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올해 2/4분기부터 시작될 300㎜ 분야 신규투자에 2억 달러를 집행하고, 현재 매각을 추진중인 시스템 IC 분야에도 기업 가치 유지를 위해 추가 1억 달러(12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하이닉스는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올해 전년(5억2800만개)보다 50% 증가한 7억9200만개의 메모리를 생산하는 등 전년대비 34% 증가한 총 5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하이닉스 하이닉스반도체가 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 경영정상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19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를 갖고 "지난해 4/4분기 1조2440억원 매출(해외법인 매출 포 함)에 영업이익 21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이에 앞서 지난해 3/4분기에도 6분기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냈다. 이 같은 실적은 3/4분기 매출액 1조8010억원과 영업이익 940억원에 비해 각각 15%와 133% 증가한 것. 하이닉스반도체는 D램 메모리 판매수량 및 초고속 DDR D램 등 고 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비중이 늘어나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반도체경기 호조에 따른 설비 가동률 증가로 비메모리 사업 부문의 매출이 3/4분기에 비해 30%정도 증가한 것도 이 같은 실적을 뒷받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호전된 영업실적에도 불구하고 4/4분기 경상이익은 80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자구계획에 따라 유형자산 감액손실 등 비경상적 손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2003년 전체실적은 해외법인 포함 기준으로 매출 3조8540억원, 영업손실 850억원, 경상손실 2조1940억원, 본사 기준으로는 매출 3조6200억원, 영업손실 3620억원, 경상손실 2조2740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반도체 관계자는 "미국 유진공장과 비슷한 규모로 중국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와 협상을 거쳐 다음달까지 중국내 생산시설 입지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2월 20일, 한국신용정보는 하이닉스반도체의 발행자(Issuer) 및 회사채 등급을 B(긍정적)에서 B+(안정적)으로 한단계 높였다. 한국기업평가도 하이닉스 회사채 등급을 기존 B-(안정적)에서 B+(안정적)로 두 등급 상향했다. 한기평은 "본격적인 PC교체 수요 및 중국 등 신흥 시장의 성장에 따른 반도체 경기 상승 전망에 따라 하이닉스의 영업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비메모리 사업부 매각으로 투자 재원을 확보한 점은 경쟁력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신정은 "2000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이 안정됐고 지난해 하반기이후 영업수익성 개선추이도 지속되고 있다"며 "D램의 높은 산업위험과 가격변동에 따른 매출·이익창출 불안정성, 설비투자 미진에 따른 장기경쟁력 저하 가능성 등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 대규모 채무조정이 일단락 된 점과 업계 상위권의 공정기술 대응력 등 긍정적 요인을 고려해 등급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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