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지분 90% 보유한 회사에 계열사 배당금 385억

▲ 금호산업 인수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 아들 회사가 지분 100%를 가진 계열사들에서 잇따라 고배당을 실시해 빈축을 사고 있다. ⓒ호반건설

1조원대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가하고 있는 호반건설의 계열사들이 지난해 김상렬 회장의 자녀 회사에 거액의 배당금을 안긴 것으로 확인돼 과다 배당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 계열사들이 지난 3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는 호반건설 김상렬 회장의 아들 김민성 씨의 개인 회사나 다름 없는 호반티에스가 자회사들로부터 적게는 순익의 57%에서 많게는 순익의 91%까지 배당금을 지급받은 내용이 담겨 있다.

호반건설 김상렬 회장의 삼남 김민성 씨는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호반티에스를 통해 티에스건설, 티에스주택, 티에스개발, 티에스자산개발, 티에스리빙 등의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대부분 호반건설과의 매출·매입 거래로 흑자를 낸 회사들이다.

이중 티에스건설은 지난해 올린 98억원의 순익 중 90억원을 배당으로 돌렸고, 티에스개발은 순이익 158억여원 중 90억원을 배당으로 돌렸다. 티에스주택 역시 순이익 202억여원 중 140억원을 배당금으로 돌렸고, 티에스리빙은 171억원의 순이익 중 65억원을 배당지급했다.

티에스건설의 배당성향은 무려 91%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상식적으로 순이익의 90%를 넘는 금액을 주주에 배당금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티에스주택의 배당성향도 69%에 달하고 티에스개발의 배당성향은 57%, 티에스리빙은 38%다.

이들 자회사들은 모두 호반티에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호반티에스는 배당금의 전부를 모조리 챙겼다. 호반티에스가 지난 한 해에만 배당금으로 챙긴 금액은 총 385억원에 달한다. 호반티에스 자회사들의 매출 대부분이 호반건설 지원을 통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고액 배당으로 회장 자녀 회사의 이익을 부풀려주는 ‘일감 몰아주기’나 다름 없다는 비난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례적인 고배당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현금확보 노력의 일환이 아니겠냐며 호반건설의 자금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상열 회장이 1조원 이상의 동원도 충분히 문제 없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현금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는 얘기다.

아울러 광주 지역신문이 지난 1월 호반건설이 호남대학교와 맺은 쌍촌캠퍼스와 천안지역 부지 관련 1615억원의 본계약 체결도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호반건설의 자금 동원 능력에 의구심이 커져 가고 있다. 다만 호반건설은 이 부분에 대해 계약의 지연이 아닌 계약공고와 조건에 따른 정상적인 절차라고 해명했다.

현재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호반건설 미래전략실 상무와 김상열 회장의 부인인 우현희 이사장은 호반비오토 지분 85.7%와 14.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호반비오토는 호반건설과 함께 지배구조의 핵심축이다. 또한 김상렬 회장의 장녀인 김윤혜 호반베르디움 마케팅실장은 호반베르디움 지분 30.97%를 보유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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