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야구에는 점수 차가 크게 날 때 상대 팀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발전실행위원장 겸 MBC 야구 해설위원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빈볼시비’로 김성근 감독의 징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허구연 위원은 17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12일)롯데와 한화의 대결에서 빈볼 시비가 났다. (황재균이)두 차례나 공에 맞았고, 롯데 이종운 감독의 격한 발언도 있다 보니 파장이 커져버린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황재균은 4회말 한화 김민우의 공에 맞았고, 5회말 공격에서도 이동걸이 던진 공에 맞았다. 첫 번째 맞은 공은 참았지만, 이동걸의 공에 맞자마자 황재균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면서 마운드 쪽으로 걸어 나갔다. 이어 양 팀 벤치의 선수들이 뛰어나오면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결국 논란의 중심에 선 이동걸은 심판에 의해 퇴장 당했다.

3일 뒤 KBO는 이동걸에 제재금 200만원, 5경기 출장정지를 명령했고 이례적으로 김성근 감독과 한화 구단에 선수단 관리 책임을 물어 각각 300만원, 500만원의 제재금을 명령했다.

허구연 위원은 ‘김성근 감독이 고의적으로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 나도 감독, 코치를 해봤지만 빈볼은 선수들 사이에서 ‘상대 팀이 우리를 약 올린다’와 같은 반응이 나올 때 선배들이 지시를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황재균이 롯데가 7-0으로 앞선 상황에서 도루를 했는데, 한화로서는 ‘큰 점수 차인데 어떻게 도루를 하느냐’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흔히 야구에는 점수 차가 크게 날 때 상대 팀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다. 비공식 회의에서는 ‘한국 야구 특성에 맞춰 서로 지킬 건 지키고 예의를 갖추자’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해 같은 경우에는 점수가 많이 나기 때문에 경기 초반에 6, 7점 앞서더라도 번트를 하고 도루를 하는 것은 이해를 하고, 경기 막판에는 자중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합의가 됐다. 다만 올 시즌에는 그런 이야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허 위원은  “김성근 감독은 장악력이 높아 다른 팀과 달리 자기 철학대로 자기 소신대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계에서도 ‘이번 빈볼 사태가 김성근 감독의 허락 없이 가능했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물증은 아무것도 없다. 감독의 스타일을 놓고 빈볼 논란이 벌어지는 점에 대해 김성근 감독이 상당히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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