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임충헌 한국화장품 회장, 셋째 동생의 한불화장품에 매출 밀려

▲ 한국화장품이 건물 및 토지에 이어 보유 주식도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뉴시스

국내 화장품 산업 1세대인 ‘한국화장품’의 고 임광정 회장의 장남과 삼남은 각각 한국화장품과 한불화장품을 이끌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화장품이 건물·토지에 이어 보유 주식도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 삼남인 임병철 사장이 경영하는 한불화장품의 경우 로드샵 ‘잇츠스킨’의 강세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이어나가고 있는 추세다.

▲ 한국화장품 측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에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이며 “증권, 건물 및 토지 처분을 통해 생긴 자금의 경우 전액 한국화장품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한국화장품

◆ 증권 처분 등으로 만든 561억, 재무구조 개선에 ‘올인’

13일 한국화장품의 전자공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화장품의 매출액은 763억 3000만원으로 2013년도 686억 7000만원에 비해 11.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108억9000만원으로 2013년도 -131억에 비해 영업손실폭이 16.87% 개선됐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여전히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화장품은 지난해 시장성 있는 증권과 건물‧토지 4곳을 매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보고서에서 한국화장품은 “당기(2014년) 보유중이던 시장성 있는 지분증권을 전량 매각했다”고 밝혔다.

한국화장품이 처분했다고 밝힌 주식은 동양(5000주), SK 하이닉스(1만주), 대우증권(39만38주), 동양증권(2060주), 현대증권(3550주), 기아차(1000주), 삼서물산(1600주), 녹십자셀(주식수 변경‧1만1285주), 산성앨엔에스(1000주)로 취득 원가는 총 21억4438만원이었다. 처분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외 한국경제신문, 한국능률협회, 경인방송 등은 시장성 없는 지분증권으로 분류돼 처분되지 않았다.

또 한국화장품은 잔금수령일 기준, 지난해 건물‧토지 4곳을 매각했다. 건물과 토지 포함 본사사옥은 837억원, 대전지점은 40억원, 대구지점 57억원, 춘천지점 7억원으로 총 941억에 매각했고, 처분에 따른 이득은 540억원 이었다.

주식과 건물‧토지 처분으로 만들어진 561억원을 두고 업계에서는 한국화장품이 계열사인 더샘인터네셔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금을 유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더샘인터내셔날의 지난해 부채 총계가 255억원으로 전년도 122억 대비 109.7%나 증가한 점을 보면 기존의 업계 예측이 빗나갔음이 방증됐다.

한국화장품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우선 (한국화장품의)유동성에 전혀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계자는 “증권, 건물‧토지 처분을 통해 생긴 자금의 경우 전액 모기업(한국화장품)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며 “재무구조 개선 쪽으로 초점을 맞췄고 결과적으로 부채 비율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더샘인터내셔날의 부채총계가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외부차입, 즉 은행 등의 차입금은 없는 상태다”라며 향후 더샘인터내셔날의 부채 개선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 삼남의 한불화장품 우뚝, 성장 동력은 ‘잇츠스킨’

창업주의 첫째 아들인 임충헌 회장이 이끄는 한국화장품과 비교해 셋째 아들인 임병철 사장의 한불화장품의 활약이 우세하다.

한불화장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900억8000만원으로 전년도 362억8000만원에 비해 약 3배나 증가했다.

매출 견인에는 로드샵 ‘잇츠스킨’의 영향이 컸다. 중국시장에서 한 달 평균 50만개가 팔리고 있는 ‘달팽이크림’이 대표 제품이다. 잇츠스킨은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를 제치고 현재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영업이익 1위에 올라있다.

다만 한불화장품의 잇츠스킨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있다.

한불화장품의 실적 개선은 자체 매출의 증가가 아니라 잇츠스킨과의 내부 거래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한불화장품은 실제 2013년 잇츠스킨과 205억여원의 내부거래를 했었지만, 지난해에는 508억원을 늘려 713억원 규모의 내부거래를 진행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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