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로 또 한번 변신

엄정화는 그동안 ‘결혼은 미친 짓이다’ ‘싱글즈’ ‘홍반장’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등 로맨틱 코미디 물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또 지난해 방은진 감독의 데뷔작 ‘오로라공주’에서는 섬뜩한 연쇄살인범으로 변신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며 ‘확실한 연기자’임을 입증했다. 그런 엄정화가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에 또 한번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탤런트, 가수, 영화배우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팔색조’ 미녀 스타 엄정화가 지금껏 한 번도 선보인 적 없는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선다. 그녀의 변신 무대는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이번 영화에서 엄정화는 특별히 연하남과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연상연하 커플이 뭐 어때서’ 싶겠지만 이 경우는 좀 다르다. 무려 26년 차. ‘그’를 바라보는 엄정화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 '이거 밖에 안돼'보다 '이만큼이나 됐다' 호로비츠 같은 유명 피아니스트를 꿈꿨지만 변두리 피아노 학원에서 "내 아들이 절대음감을 타고 태어난 것 같다"는 어머니들의 극성에 헛웃음을 짓는 김지수 역의 엄정화와, 지수가 발견한 호로비츠 같은 천재 경민(신의재)의 스승과 제자로서, 어머니와 자식으로서 느끼는 교감이 영화에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독일 유명 피아니스트에게 경민을 떠나보내야 할 때 눈물을 삼키며 의연하게 대하려는 지수의 얼굴이 클로즈업으로 비치는 장면을 비롯해 엄정화의 연기는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음을 느끼게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꿈'과 '열등감'을 생각했어요. 저 역시 많은 사람들이 스타라고 말해주는 데도 열등감이 있어요. 난 천재적이지 못해요. 다만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갈 뿐인데, 천재적인 사람들을 만나면 느끼는 열등감도 분명히 있죠." 영화를 찍으면서 그는 내내 "과연 최고란 뭘까?"를 생각했다고 한다. "저를 되돌아봤어요. 많은 사랑을 받았죠. 앞으로 할 일이 많고, 해야 할 일이 많더군요. 그리고 저처럼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누군가는 있겠고요. 감사해요. 감사하면서 살고 있어요." 자꾸 조바심 내면 자신만 괴롭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이거 밖에 안돼'보다 '이만큼이나 됐다'고 생각하는 게 훨씬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도 알았다고 했다. ★ 경민과 헤어질 때 눈물 펑펑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배우 엄정화에게 여러모로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섹시스타 엄정화가 휴먼드라마에 출연했다는 점이 그렇다. 난생 처음 꼬마 파트너와 호흡을 맞춰 가슴 찡한 연기를 펼쳐 보인 배우 엄정화. “하우스 콘서트에 가는 장면이 있는데 경민이가 지수에게 꾸뻑 절을 하고 연주를 해요. 지수만을 위해서 연주를 하는 거죠. 그 장면을 찍는데 실제 제 가슴이 얼마나 뭉클하던 지요. 마치 제가 영화 속 지수처럼 진짜 선생님이 된 것 같았어요. 그리고 경민이와 헤어지는 장면을 찍을 때도 가슴이 너무 아파 눈물이 절로 난 기억이 있어요. 따뜻한 영화로 팬들에게 감동을 드리고 싶어 시작한 영화가 오히려 제게 더 따뜻한 감동을 안겨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엄정화의 ‘호로비츠를 위하여’를 지나치지 못하게 될 듯하다. 엄정화의 예의 따스한 눈빛이 그리워서라도 말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