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그룹에 범LG家 일감 몰아주기 의혹 제기

 

▲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수 차례 받은 GS그룹에 다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GS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유달리 많은 것으로 나타난 GS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자 허창수 회장이 이끄는 GS그룹이 또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본격화된 후에도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당시 규제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CEO스코어가 밝힌 바에 따르면 GS그룹은 무려 18곳이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돼 다른 대기업 집단이 2~3군데에 불과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알토, 조명 사업서 GS건설 비중 커 ‘눈길’
주로 조명과 건축설계감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알토그룹에서 알토는 조명 부문을 맡고 있다. 물론 지난 2002년 2월 설립된 LED조명업체 알텍테크놀로지스(알텍)도 조명 부문을 맡고 있긴 하지만, 알텍은 주로 알토를 대상으로 LED조명 등 고급조명기구 납품 사업을 벌이고 있는 수준이라 핵심 계열사인 알토에 미치지는 못한다.

1976년 설립된 이후 초기에는 섬유제품 수출 등을 주력으로 했지만, 1984년 조명 시장으로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면서 조명기구 디자인·제조에 설계·시공사업까지 다루고 있다. 알토는 숭례문, 보신각, 비원, 동십자각 등의 문화재 조명시설과 함께 중국 베이징 LG트윈타워, 아셈국제회의장, 워커힐호텔, 곤지암리조트 등 국내외 대형 건축물들의 조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창조건축, 알토의 ‘돈주머니’?

▲ 허창수 회장의 삼촌인 허승효 회장이 이끄는 알토그룹의 알토와 창조건축은 GS그룹으로부터 일감을 몰아 받고 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다른 대형 설계사무소에 비해 역사가 짧은 창조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창조건축)은 더욱 의존도가 높다. 1984년 설립된 알토그룹 계열의 창조건축은 후발주자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알토그룹의 ‘돈주머니’ 역할을 해내고 있다. 창조건축은 허승효 알토 회장이 63%, 장남인 허영수 알토 사장이 2%, 알토가 3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창조건축 역시 알토와 마찬가지로 GS·LG그룹과 관련된 프로젝트가 많았다. 여의도 LG트윈타워, GS타워, LG아트센터, LS타워 등이 창조건축의 작품이다. 주요 실적 포트폴리오에서 나타난 실적은 LG·GS·LS 등 범LG가문의 빌딩·공장·물류센터·연구개발(R7D)센터, 리조트 등의 설계 용역이 상당수다.

창조건축이 맡은 범LG가 용역은 LG디스플레이 구미4·6공장, LG상사 안양물류센터, LG전자 폴란드·모스크바공장, LG전자 서초 R&D센터, LG텔레콤 상암DMC빌딩, 인천 청라 자이아파트, GS홈쇼핑 제2사옥 등이다.

이 같은 범LG가문의 든든한 지원 속에 창조건축은 매년 안정적으로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창조건축의 지난해 매출은 382억원이었고, 2013년도 462억원, 2012년 390억원, 2011년 506억원, 2009년 359억원 등 매년 3백억~5백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1999년부터 적자를 기록한 적도 없다. 2012년에는 범LG 가문으로부터 20건에 달하는 설계 물량을 수주, 일감몰아주기가 극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벌이가 좋은 만큼, 배당도 넉넉했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총 262억원의 배당금을 풀었던 창조건축은 2011년에도 15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허승효 회장이 벌어들인 배당수익만 해도 200억원이 넘는다.

또한 2008년 알토가 허승효 회장으로부터 창조건축 지분 15%를 사들이면서 인수한 가격이 액면가의 15배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일감 몰아주기로 키운 회사로 배당금을 받아 챙기고 지분 매각 수익을 거둔 원천이 허창수 GS 회장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허승효 회장은 지난 2010년 “대기업에서 우리 회사 직원을 빼가는 등 횡포가 심하고 사업에서도 대기업이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니 과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호소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 허창수 회장(사진)이 이끄는 GS그룹은 과거에도 수 차례 직·방계 회사들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잦았다. GS네오텍, GS아이테임, 코스모산업 등 여러 계열사들은 일감몰아주기로 큰 후 주식 몰아주기와 거액 배당 등으로 오너 일가의 재산을 부풀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경련

◆GS그룹, 일감몰아주기 전문 오명 언제 벗나
하지만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18곳이나 거론됐다는 사실만으로도 GS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유달리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 적이 한 두 차례가 아니라는 점에서 알토그룹의 사례로 또 한번 GS그룹을 둘러싼 논란이 고개를 들 태세다.

예전부터 GS그룹은 일감 몰아주기로 계열사를 키웠다는 논란에 자주 휩싸여 왔다.

허창수 회장의 동생인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GS네오텍은 2013년 매출 6613억원 중 3024억원을 GS건설 등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서 올린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GS네오텍에 대해 GS그룹은 최근 내부거래 대상 거래 가운데 신규거래 중단 등 비중을 낮추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2014년 배당성향이 72%를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허정수 회장은 29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겼지만, 2009년 이후 4년여 간 챙긴 배당금은 매년 약 100억원이 넘는 총 390억원에 달한다. GS네오텍 직원의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허창수 회장이 동생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면서도 동생이 비정규직 고용으로 떼돈을 번다는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주식 몰아주기’ 논란이 일었던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코스모산업,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촉매 등은 주식이 주당 1원에 거래돼 논란이 됐다. 코스모산업과 코스모앤컴퍼니는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이 주당 1원에 모든 주식을 사들였고, 코스모촉매의 주식은 허경수 회장의 아들 허선홍 군이 90%를 보유하고 있다. 10%는 허경수 회장의 모친인 윤봉식 씨가 보유하고 있다.

코스모산업은 특히 2013년 390억원의 매출 중 156억원이 내부거래 수익이었고 코스모그룹 지주회사인 코스모앤컴퍼니는 59억여원의 매출 중 98%가 넘는 58억원이 내부거래였다.

또한 GS아이티엠과 컴텍인터내셔날, GS자산운용 역시 오너 일가 지분율이 93.34%, 77,0%, 35.75%에 달했고 대부분 2013년 기준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매출의 12%를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개정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의 기준을 넘는다.

특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시스템통합(SI) 회사 GS아이티엠은 최근 허진수 GS칼텍스부회장이 연말까지 300억원 상당의 GS칼텍스 일감을 밀어주기로 해 지적을 받기도 했다.

허창수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GS아이티엠 지분은 50.9%에 이르며, 매출에서 GS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그룹에 편입될 당시 GS아이티엠의 매출은 292억원에 불과했으나 2014년 2117억원의 매출을 기록, 9년여 만에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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