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이어 중국 도피생활 중 자택서 사망

▲ IMF사태 시절 진로그룹 해체의 장본인이었던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중국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다광양

분식회계, 비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해외 도피 생활을 계속해 온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62)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머니투데이는 장진호 전 회장의 측근들이 전날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측근들은 3일 오후 가족들이 이 소식을 듣고 급히 중국으로 출국했다고 전했다.

장진호 전 회장은 33세이던 1985년 선친인 장학엽 회장에 이어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장진호 전 회장은 진로종합유통(1987년), 진로쿠어스맥주(1992년) 등을 설립하는 등 진로그룹의 사세 확장을 이끌었다. 1996년 말 진로그룹은 24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19위의 재벌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에 출자금, 대여금 등으로 엄청난 자금을 밑빠진 독에 물 붓듯 지원했고, 1997년초부터 자금 사정이 급격히 악화됐다. 1997년 4월 21일 진로그룹이 최종 부도 처리 되고 2003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그룹이 공중분해됐다.

이로써 진로그룹은 2003년 법정관리와 계열사 분할 매각을 통해 공중분해됐다. 장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분식회계와 비자금 횡령 등으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5년형을 받고 캄보디아로 도피했다.

2003년 9월 자신이 소유하던 진로 주식 120만여주(8.14%)를 포기한다는 각서를 쓰고 경영권을 내놓은 장진호 전 회장은 곧 5496억원을 사기 대출 받고 비자금 7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5년 형을 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2005년 2월 가족과 함께 사전에 준비한 대로 캄보디아로 도피, 은행·경견장·단란주점·부동산회사 등을 운영하며 활반한 활동을 벌이다 탈세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중국으로 건너갔다.

한편 장진호 전 회장의 사망에도, 국내에 남아있는 장진호 전 회장의 가족들의 재력은 여전하다. 장진호 전 회장의 이복형인 고 장봉용 전 진로발효 회장의 부인 서태선 씨는 27%대의 진로발효 주식을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올해 21억원의 배당으로 여성 배당부자 7위에 올랐다. 자녀 진혁씨와 진이씨는 각각 18.3%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장진호 전 회장의 사촌형 장익용 회장은 여성 정장 제조업을 하는 ㈜서광을 이끌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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