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논란에 브랜드 가치까지 급락…아시아나에 1위 내줘

 

▲ 대한항공이 수익성 개선 전망에도 잇단 논란과 비판에 브랜드 가치까지 급갑하는 등 웃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대한항공이 수송 효율성 확보와 유류비 축소로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이라는 당근을 쥘 것으로 보이지만, 브랜드 가치 하락과 잇단 논란으로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3일 NH투자증권은 대한항공에 대해 수송 효율성 확보, 유류비 축소 등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97.4% 폭증한 211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매출액은 1.0% 증가한 2조9264억원, 순이익은 897억원으로 흑자전환하고 영업이익률이 7.2%로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이 비수기임에도 예상치를 상회하는 양호한 수익을 달성한 데는 여객 수송의 호조, 화물운송의 회복과 더불어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유류비 절감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 NH투자증권은 목표 주가를 6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수익성 늘었지만…잇단 비판에 고심
하지만 같은 날 항공안전특별위원회(이하 항공특위)는 공청회에서 대한항공의 경영체제에 대해 “오너 중심의 경영으로 내부 통제 수단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대한항공의 안전문화 역량 성숙도는 중하위 수준에 그친다”는 냉철한 평가를 내렸다.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됐던 항공특위는 국토교통부가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 재발 방지대책과 항공정책 전반의 쇄신책 마련을 위해 외부인사 15인으로 구성해 지난 1월 출범한 위원회다.

항공특위 박용훈 특별안전점검분과장은 “다른 항공사와 비교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안전진단 기준으로 봤을 때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등급 책정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박용훈 분과장은 “오너 일가 중심의 수직적 문화 때문에 괜히 문제점을 이야기해봐야 피해만 볼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항공특위는 대한항공에 안전 저해 요소나 사례를 제보받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비밀보고제도가 있지만, 사실상 고발 과정에서 신분이 100% 노출되는 구조로 돼 있어 유명무실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오너 일가의 변화 의지도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박용훈 분과장은 “경영진이 진정성을 가지고 문제를 바라보지 않거나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내부 분위기에서는 소통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 형식적으로 갖출 것을 갖추더라도 무용지물”이라면서 “환골탈태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혁신 계획이 말뿐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월말 2015년 임원 세미나에서 조양호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유연한 소통과 공감을 통해서 잘못된 시스템과 문화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자”고 주문하며 경직된 조직 문화 개선을 강조했다.

연초에도 신년사를 대신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회사 운영 전반에 걸쳐 획기적인 쇄신을 이뤄내기 위해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개선할 것”이라며 “회사 내 각 부문과 사외의 덕망 있는 분들을 모셔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소통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쇄신안을 내놓은 바 있다. 3달이 지났는데도 별로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 대한항공은 1분기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아시아나항공에 6년여 만에 항공사 1위를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대한항공

◆브랜드 가치 급락에 갑질 논란까지
전날에는 숙적인 아시아나항공에 항공사 브랜드 가치 1위를 뺏기는 수모를 당하기까지 했다. 지난 2일 브랜드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탁은 2015년 1분기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 순위를 발표했다.

여기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6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해 무려 39계단이나 하락, 단기간에 전례없이 45위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지난해 22위에서 19위로 세 계단 뛰어 오른 아시아나항공에 항공사 브랜드 가치 1위를 내주게 됐다.

지난해 내내 월별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3위에서 6위를 오고갔던 점을 감안해 보면 이 같은 급락세는 대한항공에 충격으로 다가온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뒤진 것은 6년 만이다.

브랜드스탁은 “대한항공의 경우 워낙 초강력 악성이슈라 브랜드 가치의 하락이 어느 정도 예상된 바는 있지만, 하락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월별 순위에서도 ‘땅콩회항’ 사건이 발생한 다음 달은 지난 1월 61위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최근 조종사 노조와의 임단협에서 빚이 많아 임금을 대폭 인상해주기 어렵다면서 세 달 넘게 협상을 끌면서도,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임원의 퇴직금을 50%나 인상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여 비판을 재차 받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은 현재 4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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