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운영 의지 잃고 매각하는 데 더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군복무 중에 있는 센터 신영석(29)을 현대캐피탈에 트레이드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카드가 에이스 선수를 트레이드하고, 이 돈을 구단 운영비로 사용했다는 것이 의심될 뿐더러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드러날 사실을 숨긴 배경도 의문스럽다.

한국배구연맹(KOVO) 등에 따르면 31일 우리카드 측은 신영석을 트레이드했던 지난해 9월 이미 구단을 운영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군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즉시전력은 아니지만, 국가대표 주전 출신의 센터를 트레이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또 신영석의 트레이드로 발생된 자금을 전력보강이 아닌 구단 운영비로 사용했다.

이 부분은 당시 우리카드가 시즌을 끝으로 더 이상 배구단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군 복무 중인 신영석은 전역 후 현대캐피탈로 자리를 옮겼고, 우리카드는 현금을 갖게 됐다.

이미 모기업으로부터 배구단 운영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었고, 구단 운영비를 부담한 우리금융지주의 상당수 계열사들이 매각되면서 우리카드는 구단 운영비를 충당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운영비를 마련해야 하는데 적당한 선수가 신영석이었다”며 “신영석이 가장 에이스이기는 하지만 우리카드는 센터진이 가장 두꺼운 팀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왜 신영석의 트레이드 사실을 숨겼을까?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 측에도 구단 매각을 위해 트레이드 사실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요청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을 매각한다면 어차피 드러날 사실을 굳이 숨긴 이유가 궁금하다.

우리카드는 신영석의 트레이드를 숨기고 인수자를 찾은 뒤, 인수의향이 있는 대상이 구단가치를 책정하고 금액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신영석의 트레이드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OVO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우리카드의 보고를 받고 굉장히 황당했다”며 “남은 것은 우리카드 배구단과 선수들의 처리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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