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가볼만한 곳 ④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외

▲ 하귤산책길

한결 따스해진 바람에 봄 향기가 묻어난다. 겨울 추위가 물러가자마자 화사하게 피어난 봄꽃들. 누구보다 먼저 봄을 맞이하고 싶다면 제주로 떠나보자. 새하얀 수선화와 연분홍빛 매화, 붉은 동백꽃 등 소박함과 화려함을 뽐내는 꽃 잔치가 곳곳에서 펼쳐진다.

협재해수욕장 뒤편에 자리한 한림공원은 수선화와 매화가 차례로 꽃을 피우며 봄맞이에 나선 여행자를 유혹한다. 싱그러운 초록빛 줄기 끝에 매달린 새하얀 수선화는 겨울이 지나가고 새봄이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부지런한 수선화는 늦겨울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2월 말이면 대부분 절정을 맞는다. 하얀 꽃과 은은한 향기가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한다. 이곳에는 금잔옥대와 제주수선화 약 30만 송이가 식재되었다. 다행히 3월 초까지 순백의 꽃을 매단 수선화를 볼 수 있으니, 맑고 청아한 꽃향기에 취하고 싶다면 조금 서두르자.

수선화와 더불어 그윽한 봄 향기를 풍기는 매화는 작고 소박하지만 고매한 선비 같은 기품이 배어난다. 나뭇가지마다 줄지어 피어난 꽃송이가 솜털처럼 포근하고 따스한 느낌이다. 특히 가지를 길게 늘어뜨린 능수매의 단아한 자태는 관람객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다. 한림공원의 수선화·매화정원에는 60년생 능수매와 20년 이상 된 백매화, 홍매화, 청매화가 일찌감치 꽃을 피운 수선화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꽃동산을 이룬다.

한림공원은 33만여 ㎡ 대지에 9가지 테마로 꾸며진 정원이 있다. 제주석‧분재원에도 곱게 핀 매화 분재가 전시되며, 아열대식물원과 산야초원, 재암수석관, 연못정원, 협재‧쌍용‧황금굴 등 볼거리가 많다. 키 큰 야자나무가 늘씬하게 자라난 야자수길은 제주 특유의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오설록 녹차 밭과 가까운 노리매는 이름부터 매화 향이 풍기는 도시형 공원이다. ‘놀이’와 ‘매화’를 합성한 이름으로 매화, 수선화, 유채, 하귤 등 제주의 봄에 한껏 취할 수 있다. 공원 입구부터 하얀 청매화가 여행자를 반기고, 꽃길을 따라 올라가면 투박하면서 독특한 형상을 띤 암석들이 잠시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꽃길은 이내 연분홍빛 홍매화로 바뀐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매화 사이로 언뜻 비치는 까만 현무암이 반짝이는 봄 햇살에 도드라져 보인다. 길 끝에는 남도의 고택을 고스란히 옮겨온 기와집이 있다. 매화 꽃잎이 날리는 대청마루에 앉으면 시 한 수가 절로 읊어진다.

▲ 노리매공원 테우체험

공원 중앙에는 잔잔하게 물결치는 인공 호수가 펼쳐진다. 호수 가운데 정자가 있으며, 물가에 정박된 테우(제주의 전통 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뗏목처럼 생긴 테우에 올라 정자까지 이어진 줄을 당기면 배가 천천히 움직인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뱃놀이 즐기듯 흥미로워한다. 꽃놀이와 함께 테우 체험도 놓치지 말고 즐기자. 테우 체험장 맞은편에는 360° 입체 스크린을 이용한 3D 영상관도 있다.

호숫가 아래쪽에 난 산책길에는 어른 주먹보다 큰 하귤이 탐스럽게 열렸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인공 폭포 앞에 닿는다. 폭포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어보자. 청량한 폭포 소리에 맞춰 새들도 호로롱호로롱 봄노래를 합창한다.

노리매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동양 최대의 동백 수목원 카멜리아힐이 있다. 20만여 ㎡ 부지에 동백 약 6000그루가 자라며, 종류만 500가지가 넘는다. 덕분에 이곳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다양한 동백꽃이 쉬지 않고 피어 늘 붉은 카펫이 깔린 것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뽐낸다. 제주의 자생식물도 250여 가지나 식재되어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수많은 동백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조그마한 애기동백이다. 반짝거리는 초록 잎 사이로 새빨간 꽃봉오리를 발견할 때면 보석을 찾아낸 듯 기쁘다. 실내 온실관도 있으니 날씨 걱정 말고 가보자. 언제든 활짝 핀 동백꽃을 만날 수 있다.

동백꽃과 어우러진 초가도 정겹고, 잘 가꿔진 연못 주위를 산책하는 것도 운치 있다. 동백 숲에 숙박이 가능한 펜션이 있으니 달콤한 향기에 취해 하룻밤 묵어도 좋다.

▲ 제주들불축제

꽃 나들이와 더불어 봄에 꼭 봐야 것으로 제주들불축제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제주들불축제는 화려한 불꽃놀이와 오름을 태우는 들불 놓기 행사가 유명한 제주 대표 축제다. 올해는 ‘들불의 희망, 세계로 번지다’라는 주제로 3월 5~8일 새별오름 축제장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 동안 짚불 놓기, 소망 편지 쓰기를 비롯해 각종 공연 이벤트가 진행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마지막 날 펼쳐지는 오름 들불 놓기. 깜깜한 밤하늘을 활활 태울 듯이 불타오르는 오름 풍경이 장관이다.

꽃향기에 취해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면 출출해진다. 매콤한 갈치조림과 전복이 푸짐하게 들어간 전복뚝배기로 봄나들이를 마무리하면 오감이 만족스럽다.

〈당일 여행 코스〉
한림공원 코스 / 한담해안산책로→한림공원→협재‧금능해수욕장
노리매 코스 / 오설록→제주우주항공박물관→노리매
카멜리아힐 코스 / 헬로키티아일랜드→카멜리아힐→방주교회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한림공원→협재‧금능해수욕장→오설록
둘째 날 / 노리매→카멜리아힐→헬로키티아일랜드

<주변 볼거리>
협재해수욕장, 헬로키티아일랜드, 오설록, 제주우주항공박물관, 제주추사관, 산방산, 용머리해안, 수월봉, 차귀도, 테지움, 대정향교, 한담해안산책로, 세계자동차제주박물

자료 / 한국관광공사
정리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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