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부족, 종이통장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 적극적인 마케팅 부족

은행권이 종이통장의 대용으로 내놓은 전자통장이 아직까지 고객들로부터 뚜렷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 30~40여개의 통장을 카드 한장으로 모을수 있는데다 은행 창구에서의 통장정리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애초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 것에 비해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 지고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 2004년 11월 출시한 'KB전자통장'은 4월말 현재 31만여 계좌로 지난해 말에 비해 4만5천여 계좌가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전자통장을 출시한 신한은행도 4월말 현재 4만1천600여 계좌가 개설돼 지난해 말에 비해 7천여 계좌가 늘었다. 지난 1월 나온 기업은행의 'e-모든 통장'과 작년 말 출시된 하나은행 '하나매직 통장'도 4월말 현재 각각 1만5천 계좌를 개설했다. 당초 은행권에서는 계좌이체가 많은 개인사업자나 인터넷뱅킹.폰뱅킹.모바일뱅킹 등에 익숙한 젊은층에서 종이통장을 대신해 전자통장이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들 고정수요층을 중심으로 전자통장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는 하지만 예상보다는 호응이 낮다는 반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인프라 부족 및 종이통장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 적극적인 마케팅 부족 등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먼저 시중은행 자동화기기(ATM. CD)에 전자통장 카드의 IC칩을 인식할수 있는 리더기가 부착된 기기 비율이 아직까지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내년 신권 발행에 맞춰 자동화기기 교체가 예정되다 보니 IC칩 리더모듈의 도입이 일부 연기되고 있으며, 현금카드와 달리 해당 은행 기기를 통해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게다가 전자통장이 은행권에 수익을 창출해주는 상품이라기 보다는 '채널다각화'를 통해 기존 고객의 편리성을 높이는 목적이어서 적극적인 마케팅의 필요성이 크지않다는 점도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상당수 고객들이 거래내역이 직접 기재되는 종이통장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는 것. 은행 지점에 비치된 거래내역출력기를 통해 내역을 조회할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종이통장을 직접 보유하려는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 고객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상당수 고객들은 아직까지 종이통장에 더 익숙한 상황"이라며 "종이통장을 대체하기에는 좀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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