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냉정과 열정 사이 - 앵콜"

츠지 히토나리, 에쿠니 가오리 원작의 "냉정과 열정 사이"를 모를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원작소설이 본국인 일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장기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나카에 이사무 감독, 다케노우치 유타카, 진혜림 주연의 영화로도 공개되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기에 작품 자체가 지닌 '네임-밸류'는 사실상 근래의 여러 문화예술 아이콘들 중에서도 돋보인다 할 수 있는데, 이를 다시 장르 이동시켜 연극무대에 올린, 연극 "냉정과 열정 사이"가 드디어 앵콜 공연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 연극 "냉정과 열정 사이"는 첫 공연 당시 '연극'과 '영화' 사이, 또는 '연극'과 '문학' 사이라는 식으로 알려졌을 정도로, 장르상의 구분을 깨고 '혼합쟝르'를 시도한 '멀티씨어터' 개념의 시발점격 작품이었다. 실제로 연극 "냉정과 열정 사이"는 많은 연극팬들을 어리둥절하게 했을 정도의 실험성을 자랑했는데, 무대에 영화 스크린을 설치해놓고 두 주인공의 미묘한 엇갈림을 영상으로 표현해내는 과도한 '파격'을 시도했으며, 이런 도발적인 시도가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평균 객석점유율 90%라는 놀라운 상업성 효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번 앵콜 공연에서의 변화에 대해 연출을 맡은 이항나씨는 "지난번 공연에서는 마지막 부분이 영상만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것이 내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라스트 씬에서 연극성과 영상성이 적극적으로 결합되어 질 수 있도록 수정할 계획이다. 영상 부분도 편집이 다시 이루어 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며, '다까시' 장면의 영상을 새로 쵤영해 현실의 시간과 영상 속 시간의 간격을 통해 심리적인 시간을 만들어 낼 예정에 있다"라고 밝혀, 이번 앵콜 공연에서는 초연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연극성과 영화성의 결합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인 것으로 보인다. 초연 시의 조한철, 전익령, 서은경, 강윤석, 브라이언 리로 이어지는 황금 캐스트가 이번 앵콜 공연에서도 농익은 연기를 다시 한번 펼쳐 보일 예정이다. 봄을 맞이하는 시점, 파격적인 연극 형식을 통해 극적인 애가를 감상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듯 싶다. (장소: 설치극장 정미소, 일시: 2004.03.1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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