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다 얘기하는 줄 알았다” - “좋은 대안 가지고 올 줄 알았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중단과 관련, 격론을 벌였다.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중단과 관련, 격론을 벌였다.

이들은 면담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으며 결국 결론도 내지 못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도지사실에서 진행된 면담에서 홍 지사에게 “모든 아이들에게 급식을 주는 것은 의무교육의 하나로, 당연한 일이다”면서 “의무급식이라고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정치 논리 탓에 경남 아이들만 급식에서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며 홍 지사에게 무상급식 지원 중단 방안 철회를 요구했다.

문 대표는 또 “교육청과 해법을 논의하지도 않고서 그 돈을 다른 용도로 쓸 예정이라고 하는데, 지금이라도 서로 대화를 나눠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홍 지사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홍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이 아니라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한 것”이라면서 “정말 힘든 계층 아이들의 급식은 정부에서 해결하고 있으니, 우리 예산은 서민 자녀들 공부에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맞섰다.

홍 지사는 또 “이미 지난해 12월 5일 도의회에서 예산이 확정이 됐는데, 만나서 얘기하려면 그 전에 했어야 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의무급식을 해야한다는 주장은 ‘급식은 의무교육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2012년 헌재 판례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측의 논쟁이 좁혀질 줄을 모르자 결국 감정적인 발언들도 쏟아졌다. 문 대표는 “천하의 홍 지사님이 왜 도의회 뒤에 숨으시냐”며 “해법 없이 예산 얘기만 할 것이라면 일어서서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홍 지사는 “(문 대표가) 감정적으로 접근하신다”며 “(학교에) 공부를 하러 가는 거지 밥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잖냐”고 응수했다.

또한 문 대표가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선진국의 사례를 언급하자 홍 지사는 “북유럽의 사회보장체제는 사회주의식 사회보장체제”라고 반격했고 문 대표는 “또 좌파 이야기를 하시느냐”고 했다.

면담이 끝난 뒤 홍 지사가 문 대표를 배웅하러 가는 중에도 감정이 섞인 대화는 계속됐다. 문 대표가 “지금 들어가서는 안되는 길을, 잘못된 길을 가시는 거다”고 했고 홍 지사는 “잘못된 길을 가는지 안 가는지는 나중에 가서 판단해봐야 한다”고 했다.

문 대표는 기자들이 “오늘 만남이 소득이 전혀 없다고 보느냐”고 묻자 “그렇다. 소득이 (없었다)”고 말했으며 홍 지사는 “나는 대표님이 좋은 대안을 가지고 올 줄 알았다”고 했다.

문 대표는 “벽에다 얘기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으며 홍 지사도 “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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