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이 작년보다 총 12만명 줄어든 수준의 신규채용을 계획하고 있어 취업시장의 ‘고용절벽 현상’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연)가 자산 상위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2015년 투자 및 고용계획’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신규채용 규모는 지난해 12만 9989명보다 6.3% 감소한 12만 1801명이 될 것이고 투자금액은 지난해 117조1000억원 보다 16.5% 증가한 136조 4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경연에 따르면 30대 그룹 중 신규채용이 전년 대비 증가하는 그룹은 7곳, 감소하는 그룹은 19곳, 작년 수준은 4곳이다. 전년과 비교해 투자가 증가하는 그룹은 17곳, 감소하는 그룹은 11곳, 전년 수준은 2곳이다.

투자비용이 투입되는 곳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시설투자 부문이 작년보다 19.9% 증가한 102조 8000억원, R&D투자가 7.4% 증가한 33조 6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주요 그룹들의 경우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OLED, 유통, 에너지 등 기존 주력업종의 과감한 설비투자와 신성장동력 개발을 위한 R&D투자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각 그룹의 주요 투자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삼성그룹의 경우 평택 반도체라인 건설 및 OLED라인 증설 등에 20조 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에만 10조 원 이상 투자한다. SK그룹은 LTE커버리지 확장에 1조 5000억 원, 파주 장문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에 7500억 원 투자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아울렛 및 마트 신규건설에 연간 1조 2000억 원 투자하고, 맥주 1·2공장 신증설에도 2018년까지 92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에쓰오일은 무역투자진흥회의 투자활성화를 위해 공장신증설(2017년까지, 5조 원)을 추진 중에 있다.

R&D투자부문의 대표 프로젝트는 LG그룹의 마곡 사이언스파크 건립(2020년까지, 4조 원)과 대우조선해양그룹의 마곡 DSME 엔지니어링 센터 건립(2017년까지, 6,000억 원) 등이 있다. 두산그룹은 대형가스터빈 개발 및 배기규제 대응 엔진 개발 등에 2021년까지 1조 원 이상 투자할 방침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작년에 대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았으나, 30대 그룹은 연초 투자 계획의 99%를 집행했다”면서 “올해 정부가 규제 기요틴 등 규제완화 정책과 경제체질 개선에 힘써준다면 30대 그룹은 금년도 투자계획을 차질 없이 집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송 경제본부장은 “다만 총근로자 수는 소폭의 증가세를 유지하지만, 신규채용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라며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것은 정년연장에 따른 신규채용여력 감소와 통상임금범위 확대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고용인원이 줄어드는 고용절벽 현상이 수년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려면 임금피크제 및 직무성과급 임금체계를 도입하고 경기상황에 맞게 인력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구조개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