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향 분분한 양산 통도사·김해건설공고를 찾아
매화향 분분한 양산 통도사·김해건설공고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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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가볼만한 곳 ②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로 외
▲ 양산 통도사 홍매

매화는 봄을 알리는 꽃이다. 매서운 추위를 뚫고 피어 강인함과 지조를 상징하기도 하고, 기품 있는 자태로 고고함을 대표하기도 한다. ‘세한삼우’라 하여 소나무, 대나무와 함께 절개를 상징하기도 한다.

남녘에 자리한 수많은 봄꽃 명소 가운데 양산 통도사는 홍매화로 잘 알려진 곳이다. 수령 350년으로 추정되는 홍매화가 해마다 2월이면 꽃을 피우고 상춘객을 불러들인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매화는 고유한 명칭이 따로 있다. 선암사 원통전의 매화는 ‘선암매’, 지리산 산천재의 매화는 ‘남명매’로 불린다. 단속사지의 ‘정당매’와 남사마을의 ‘원정매’도 있다. 통도사 홍매화는 ‘자장매’라 하는데, 신라 시대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법명에서 비롯된 것이다.

▲ 홍매 아래 관광객

통도사 홍매화는 일주문 지나 영산전과 극락전, 약사전을 돌아 만나는 영각(고승의 초상을 모신 전각) 앞에 있다. 영각 앞 홍매를 만나기 전, 극락전 옆에 자리한 매화나무 두 그루를 보고 가자. 수령 300년으로 추정되는 이 매화나무는 각각 연한 분홍색과 진한 분홍색으로 아름다움을 발한다. 영각 앞의 매화는 이 둘 사이의 여린 분홍색을 띤다. 세 그루 가운데 가장 빨리 피고 가장 짙은 향을 뿜어내는 건 가장 늙은 자장매인데, 그래서 더욱 신비로운지 모른다.

자장매는 2월 중순부터 꽃을 한 아름 피운다. 태연하면서도 고고한 자태는 보는 이의 넋을 잃게 한다. 기품 있는 선비가 고요히 선 것 같기도 하고, 고승이 홀연히 나타난 것 같은 기운을 느끼게도 해준다. 봄바람이라도 불면 살포시 흔들리는 자태가 짙은 화장을 한 여인이 묘한 미소를 흘리는 듯하다. 코끝에 일렁이는 매화 향도 상춘객의 마음을 흔든다. 그 모습과 향기 앞에 서 있노라면 홍매화를 왜 으뜸으로 치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홍매화를 구경했다면 이제 사찰을 돌아보자. 통도사는 국내 삼보사찰 중 하나인 불보사찰이다. 부처의 말씀을 기록한 대장경을 모신 해인사를 법보사찰이라 하고, 보조국사 지눌을 비롯해 국사 16명을 배출한 송광사는 승보사찰, 석가모니의 진신 사리를 모신 통도사를 불보사찰로 꼽는다.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석가모니의 가사와 진신 사리를 모신 까닭에 통도사 대웅전에는 불상이 없다.

통도사는 세 가람이 합쳐진 대찰이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한 상로전, 통도사 건물 중 가장 오래된 대광명전을 중심으로 한 중로전, 영산전을 중심으로 한 하로전으로 구분된다. 돌아보려면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추사 김정희와 흥선대원군 등 당대 명필이 한껏 솜씨를 부린 현판도 살펴보자.

통도사 산문 무풍교에서 일주문에 드는 숲길 무풍한송로도 좋다. 굵은 소나무가 약 1.5km 도열한 길은 통도팔경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솔향기와 계곡물 소리가 어우러진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번잡한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 같다.

양산시 원동면 일대도 매화 명소다. 영포마을을 비롯해 쌍포·내포·함포·어영마을 등에 매화 밭이 조성되었다. 특히 영포리 영포마을은 마을 전체가 매화 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년 남짓 된 매화나무 2만 그루에서 폭죽이 터지듯 꽃이 피어난다. 산비탈을 가득 메운 매화 물결이 상춘객의 마음을 훔친다. 경남에서도 손꼽히는 매화 밭이다.

개인 농원인 ‘순매원’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낙동강 변에 위치한 까닭에 매화 밭과 강, 철길이 어우러진 장관을 만날 수 있다. 마을에는 사진을 찍고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도 만들어졌다.

봄 숲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원동자연휴양림을 찾는 것이 좋다. 산책로가 잘 닦여 한나절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 김해건서공고 와룡매

통도사에 홍매화가 필 무렵, 김해에는 ‘와룡매’가 꽃잎을 연다. 꽃이 피는 곳은 김해시 구지로에 자리한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 학교 정문에서 본관까지 이르는 길 양쪽에 매화나무가 줄지어 섰다. 매화나무 모양이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기어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와룡매라 불린다.

김해건설공고는 원래 1927년 김해농업고등학교로 출발했다. 지금의 학교가 들어선 것은 1978년이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김해농업고등학교가 문을 열 때 재직하던 일본인 교사가 매화를 심고 가꾼 데서 출발해 지금처럼 매화나무가 많아졌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매화가 만발할 무렵이면 교정은 꽃을 보려는 사람들과 삼각대에 카메라를 단 사진작가로 넘쳐난다.

김해건설공고 인근에는 수로왕릉을 비롯해 국립김해박물관, 대성동고분박물관 등 가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적이 많다.

▲ 김수로 왕릉

김해는 금관가야가 왕국을 이룬 역사의 땅이다. 풍부한 철을 바탕으로 전기 가야 연맹을 주도하기도 했다. 수로왕릉은 가락국 시조인 수로왕의 탄생 설화가 얽힌 곳이다. 높이 5m 원형 봉토 무덤인 수로왕릉을 중심으로 6만여 ㎡가 왕릉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신위를 모신 숭선전과 안향각, 전사청, 제기고, 납릉정문 등의 건물과 신도비, 문·무인석, 마양호석, 공적비 등 다양한 석조물이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국립김해박물관에 가보는 것도 좋다. 낙동강 유역의 선사 문화를 비롯해 초기 가야, 금관가야, 대가야, 소가야 등의 유물과 유적을 전시한다.

하룻밤 묵는다면 수로왕릉 근처에 있는 김해한옥체험관을 추천한다. 7동 85칸으로 냉장고와 화장실, 난방시설까지 갖췄다. 이곳에서 따뜻한 하룻밤을 보낸 뒤 김해건설공고 매화를 구경하고, 가야 유적도 둘러보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김해의 먹거리로는 장어가 있다. ‘동장군도 선암에는 못 들어간다’는 말이 있는데, 서낙동강 변에 자리한 불암동 장어마을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1990년대부터 장어 전문점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해 지금은 장어마을을 형성했다. 고추장과 생강, 마늘 등을 푹 고아 만든 특제 양념 소스를 발라 구운 장어도 별미지만, 20여 가지 밑반찬도 젓가락질을 바쁘게 만든다.

〈당일 여행 코스〉
봄꽃 여행 코스 / 양산 통도사 홍매→김해건설공고 와룡매→수로왕릉
문화 유적 코스 / 양산 통도사 홍매→김해건설공고 와룡매→수로왕릉→국립김해박물관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양산 통도사→영포마을→김해한옥체험관(숙박)
둘째 날 / 김해건설공고 와룡매→수로왕릉→국립김해박물관

<주변 볼거리>
용화사, 배내골, 통도환타지아, 김해천문대, 연지공원

자료 / 한국관광공사
정리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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