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임되는 사외이사 중 권력기관 출신 39.5%

▲ ‘바람막이 영입’이라는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유통가에서는 관료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각사 홈페이지

기업들이 잇따라 주주총회 개막을 예고한 가운데 유통가에서 관료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이 관료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이른바 ‘바람막이 영입’을 선호하는 것과 관련해 매년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 사이에서 이들 권력기관 출신들은 여전히 사외이사 영입 1순위로 꼽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오는 20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강 전 경제부총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경제전문가로서의 안목과 경험을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강 전 경제부총리는 1980년대 경제기획원 재무부 장·차관 등을 거친 대표적인 경제관료 중 한사람으로써, 최근 농심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회장을 선임을 선임하려다가 ‘위장치매 논란’에 부딪히자 강 전 경제부총리 ‘카드’를 뽑아들었다.

이마트의 경우 오는 13일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해 4명의 사외이사 선임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재선임 예정인 전형수 사외이사를 포함 3명이 관료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사외이사는 前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역임했으며 박재영 후보자는 청와대 행정자치비서관을 거쳐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김성준 변호사는 전 청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로 재직한 바 있다.

신세계는 손인옥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손 고문은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1년간 공정거래부위원장직을 역임했다.

현대백화점은 김형균 청솔세무회계 사무소 대표를 사외이사로 뽑았다. 김 대표는 전 광주지방국세청장 출신으로, 사외이사직과 동시에 감사위원으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 재벌그룹 상장사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신규 또는 재선임하는 사외이사 119명 가운데 39.5%인 47명이 장·차관, 판·검사,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권력기관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관행이 지속되는 것은 관료들이 퇴직 이후 기업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것이 공직자윤리법상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해당 법안은 퇴직 전 5년 동안 유사한 분야에서 밀접하게 업무상 관계를 맺어온 경우만을 제한하고 있다. 특히 최근 김영란법이 통과되면서 청탁 등의 로비가 제한될 수 있는 만큼 사외이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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