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긴급지원에도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자본잠식률 85.5%

▲ 대한전선의 지난해 자본잠식률이 50%를 훌쩍 넘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다시 상장 폐지 위기에 빠졌다. ⓒ대한전선

상장 폐지 위기에까지 몰렸다가 채권단의 긴급 자금 지원으로 살아나는 듯 보였던 대한전선이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위기론이 재점화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지난해 매출이 2조1227억원, 영업이익 213억원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손실이 2193억원으로 나타나 85.5%의 자본잠식률을 기록했다.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충당금과 이자비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제출될 대한전선의 2014년도 감사보고서에서 자본잠식 상태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후 관리종목 지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근 대한전선의 공시에 따르면 대한전선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 총계는 752억원으로 자본금 5196억원 대비 자본총계 비율에 14.5%로 집계됐다. 부채 규모는 1조800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의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 조만간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 말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가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다. 2년 연속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무조건 상장 폐지로 직행한다.

지난해 3분기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선 대한전선을 살려 매각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쓰던 채권단은 지난해 11월 5:1의 감자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은 지난해 620억원 미만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면 자본잠식률이 50% 밑으로 내려갈 수 있었으나 결국 당기순손실이 2193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채권단의 긴급 지원으로 위기를 벗어나는 동시에 상장 폐지 심사까지 미뤄지며 부활의 날갯짓을 할 것으로 보였던 대한전선의 운명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특히 대한전선은 채권자로 있는 스톤건설의 매각 가능성 덕에 채무 변제를 기대할 수 있게 되고, 남부터미널 부지 등 부동산 자산의 매각 협상을 긍정적으로 진행하면서 바닥을 치고 다시 비상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제시됐으나 결국 자본잠식률 50%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 1월 미뤄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이달 내로 재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대한전선의 운명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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