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충북' 내건 한범덕 - 'Buy 충북' 내건 정우택

충북도지사 후·보·탐·구 `부자 충북` 내건 한범덕 정동영 친구로 여당 영입 1호 `Buy 충북` 내건 정우택 고집센 정책통 … 代 이어 정치 ◆ 열린우리당 한범덕 후보는=한 후보의 청주시 사무실 한쪽엔 25년 전의 '함 팔러가는 사진'이 걸려 있다. 젊은 한 후보와 친구들이 활짝 웃는 이 사진 속의 신랑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다. 서울대 72학번 동기생으로 처음 만났던 두 사람의 인연은 이번 지방선거까지 이어졌다. 2월 전당대회에서 당의장으로 취임한 친구 정동영은 그를 지방선거에 출마할 영입 인사 1호로 당에 불러들였다. 한 후보는 행시 출신이다. 문화재관리국을 시작으로 대덕구청장을 거쳐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까지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했다. 그런 그를 2001년 이원종 충북지사가 "고향에서 봉사하라"며 오송 국제바이오엑스포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이후 초등학교 시절 그가 웅변대회장으로 자주 들렀던 충북도청은 그의 사무실이 됐다. 올 초 내리 3선이 유력시되던 이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하자 선거 구도는 급변했다. 충북 정무부지사를 맡으며 이 지사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그에게도 출마 기회가 열렸다. 한 후보의 선거 구호는 '부자 충북'이다. 이 지사 때 닦아놓은 오송 생명공학산업단지와 오창 과학산업단지를 발전시키면 충북에도 길이 보인다고 한 후보는 말한다. 그러나 현실 정치는 녹록지 않다. 2년 전 총선 때 여당에 8석의 의석을 모두 몰아줬던 충북의 민심은 도백 선거를 앞두곤 달라 보인다. 그는 남은 19일간 반전을 노리고 있다.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 후보에 밀리는데. "중앙 정치의 영향 때문이다. 중앙 지방 행정이 정치에 물들어선 안 된다. 18일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되면 유권자들은 지역발전을 위한 일꾼이 누구인지 진짜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선거는 이제부터다." -여당으로 출마해 선거가 어렵다는 의미인가. "충북은 재정자립도가 26.5%다. 충북이 발전하려면 중앙정부의 예산.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다. 야당 도지사가 정부 여당과 싸우면서 중앙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겠나." -정부 여당은 호남고속철 남공주역의 신설 계획을 밝혀 충북서 반발하는데. "오송역이 행정복합도시의 관문역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오송역의 기능을 충실하게 한 뒤 다음 단계로 남공주역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는='고집 세고 욕심이 많은 전형적 B형 스타일. 핵심을 짚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음' . 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정 후보의 자기소개서다. 정 후보가 걸어온 길과 대체로 일치한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15, 16대 의원 시절 정 후보는 논리가 정연하고 말솜씨 좋은 정책전문가였다. 그래서 TV토론에 자주 출연해 유명해졌다. 온화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의정활동에선 다혈질적 모습을 자주 보였다. 초선 의원 때는 설전을 벌이던 동료 의원에게 유리컵을 휘둘러 부상을 입혔고, 재선 의원 때는 예결위회의장에서 멱살잡이를 했다. 1978년 제22회 행시에 합격한 뒤 91년 경제기획원 법무담당관을 끝으로 정계에 투신했다. 92년 14대 총선 당시 충북 진천-음성에서 통일국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15대 때부터는 자민련으로 당선됐다. 농림부 장관과 신민당 국회의원.총재직무대행을 지낸 고(故) 정운갑씨가 부친이다. 2001년 16대 의원 시절 DJP 내각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에 발탁돼 '부자(父子)장관'으로 화제를 낳았다. 2004년 3선에 도전했으나 전국을 강타했던 '탄핵 역풍'으로 낙선했다. 낙선 직후 자민련을 탈당하고 2005년 9월 한나라당에 입당해 정치적 재기를 모색해 왔다. "국내외 기업의 대규모 신규 투자사업을 충북에 유치하겠다"는 'Buy 충북' 프로젝트가 정 후보가 내놓은 대표적 공약이다. -한나라당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 "1년여에 걸친 정치 휴식기 속에서 여러 당으로부터 입당 의사를 타진 받았다. 고민 끝에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은 자민련과 색깔.정체성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었다." -당적을 자주 옮긴 '철새 정치인'이란 비판도 있다. "통일국민당은 정주영씨의 대선 패배 후 해체의 길을 걸었다. 또 자민련도 17대 총선 뒤 역사적 소명을 다한 정당이 됐다.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정당의 존재의미가 사라짐에 따라 옮기게 된 경우들이다." -부친을 둘러싼 친일 논란이 있었다. "서울대의 일부 동아리 모임이 만든 '친일 조사위'란 단체에서 선정한 친일 명단에 들어있지만 1943년 고등문관시험에 합격했다는 것을 빼면 내용이 전혀 없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정리한 3089명의 명단 속엔 부친 이름이 들어있지 않다." -지역 연고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충북에서 태어나거나 학교를 다니지는 못했다. 부친이 서울에서 생활했기 때문이다. 정치를 시작한 뒤 10년 넘게 고향에서 생활하면서 지역민과 지역을 잘아는 토박이가 됐다." ◆ 민주노동당 배창호 후보는=건강보험료 15000원 이하 납부자에게는 보험료 전액을 도에서 대신 내주겠다는 독특한 공약을 내걸었다. 청주시 의료보험조합에 입사해 10여 년을 근무해온 그는 "서민층 지역가입자 중 상당수가 보험료를 아끼려고 건강보험에 들지않아 아파도 병원비 부담 때문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워"라고 설명한다. 배 후보는 청주시 의보조합의 노조를 만들었다. 이후 전국사회보험노조 충북본부장,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초대 본부장, 충북실업극복협회 대표, 충북부도임대아파트대책위 공동대표 등을 맡았다. 현재는 민주노동당 충북도당위원장이다. 그는 공공서비스 일자리 1만 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또 지역 건설업체 우선입찰제와 대형 할인매장 입점 규제 등을 통해 서민의 실질소득 증대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 조병세 국민중심당 후보는=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두 가지다. 첫째는 '9급의 신화'다. 한국전쟁 때 부모를 모두 여읜 조 후보는 어렵게 9급 철도 공무원이 됐다. 그러나 곧 능력을 인정받아 스물두 살에 부역장이 됐고, 서른 살엔 국무총리실로 발탁됐다. 조 후보는 차관급인 국가보훈처 차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났다. 둘째 수식어는 '총리의 남자'. 조 후보는 1979년 총리실 비서관이 된 뒤 20년 동안 정무.민정.의전비서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 세월 동안 그가 보좌한 국무총리만 무려 23명. 첫 총리는 최규하 전 대통령이었고, 마지막 총리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다. 이런 조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내세우는 논리는 '몸에 맞는 옷'론이다. "화려한 옷도 몸에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듯, 아무리 강해 보이는 정당이라도 충청권의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청주 류병두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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