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넬슨 만델라 화합 정신 배워야” 일침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의 거친 발언들에 대해 당내에서조차 거부반응이 일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지도부 입성과 동시에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모양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도부에 입성하자마자 당내 갈등의 진원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유의 거칠고 강한 발언 때문이다.

정 최고위원은 앞서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 취임 첫 행보로 ‘국민 통합’ 차원에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것을 두고 거친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유대인이 히틀러 묘소를 참배하지 못하는 것과 일본이 사과한다고 해서 우리 국민이 천황이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등의 비유를 하면서다.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에 여당은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고,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문재인 후광 업고 당선되더니, 자기 이익만…”
전당대회에 불출마했지만, 유력한 당권 주자로 평가돼 왔던 김부겸 전 의원은 지난 9일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정 최고위원을 향해 “자신과 생각이 다른 쪽과 같은 하늘 아래 못산다는 식이면 안 된다”며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대통령의 화합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러면서 “문재인 대표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국민 화합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행보였다”며 “그런데 이를 두고 정청래 최고위원이 ‘히틀러’, ‘일본천황’ 운운하며 비판하는 것은 오히려 대한민국 공동체를 깨려는 듯한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우리 야당이 언제까지나 역사를 가지고 싸움을 할 수는 없다. 역사는 역사 스스로 이야기를 하게 하면 되는 것”이라며 “문 대표가 우리 당과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한 행동을 과장하고 비약해서 비판하는 것은 당의 외연 확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아울러,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어느 쪽이든 생각이 다른 쪽과 같은 하늘 아래 못산다는 식으로 극단적인 표현을 하면 안 된다”면서 “우리가 지난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한 이유 중 하나도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화합해서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며 “우리 스스로를 어느 한쪽에 가둘 수는 없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대통령의 흑백 인종 화합 정책에는 감동한다는 사람들이 왜 스스로는 그런 마음가짐을 실천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거듭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범계 의원도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대표의 현충원 이박(이승만-박정희) 묘소 방문이 우향우의 문제냐”며 “정청래 최고의 내부 방포와 비유는 그러면 좌향좌의 증좌이냐”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이어, “결국은 진심과 품성의 문제 아닐까?”라면서 “성품의 영역을 이념과 노선의 문제로 비약하는 문화가 우리 당에 있어왔다. 극복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같은 날 문화일보에 따르면, 당내 한 3선 의원은 “우리 내부에서 문제 삼아서 뒤에서 총질을 할 필요가 무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 역시 “선거 내내 문재인 후보 후광을 업고 당선되기 위해 노력하더니 되자마자 자기 이익만 챙기고 있다”고 정 최고위원을 비난했다.

한편, 정청래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 논란이 일자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하루 종일 종편에서 제 발언을 놓고 허위사실유포까지 동원하면서 우리의 분열을 꾀하고 있다”며 “저는 앞으로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전면전을 선포하고 우리당의 지지율을 높이는데 일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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