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차의 거센 공세에 사상 최초로 내수시장 전체 차종 점유율 70% 고지를 내준 현대·기아차가 새해 첫 달 승용차 시장 내수 점유율에서 60%선을 위협받고 있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 시장만의 내수 점유율이 60%를 겨우 넘긴 60.7%(현대차 31.9%·기아차 28.8%)로 뚝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월 평균 내수 점유율 65.04%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월간 점유율은 63.1%(6월)에서 66.5%(2월) 사이에서 움직였다.

현대·기아차가 새해부터 이처럼 큰 폭의 점유율 하락을 기록한 것은 수입차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이어가며 지난달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18.1%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1만993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4.2%나 늘었다. 특히, 1위에 오른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는 4367대를 판매하며 단일 브랜드 사상 최초로 월간 판매 4000대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고, 아우디 3550대, BMW 3008대, 폭스바겐 3003대 등 이른바 ‘독일 '빅4’ 브랜드가 꾸준히 월 3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GM은 지난달 내수은 1만722대를 팔아 점유율 9.7%를 기록했고, 쌍용차도 신차 티볼리 효과 덕에 점유율 6.2%로 선전했다.

업계는 현대·기아차가 올해 승용차 시장에서 내수 점유율 60%를 수성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로서는 그동안 주적이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독일계 업체로 비교적 선명했다면 1월 실적으로 볼 때 앞으로는 포드와 크라이슬러 등 미국차, 렉서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뿐 아니라 푸조, 볼보 등 기타 유럽 업체도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혼다는 지난달 457대를 팔아 부활의 조짐을 보였고 푸조(445대), 볼보(421대)도 월간 판매 신기록을 쓰며 약진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상용차를 포함한 자동차 전체 시장의 내수 점유율에서 69.3%를 기록, 1998년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합병한 이래 사상 처음으로 안방 점유율 70%선이 붕괴됐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트럭, 버스 등 상용차 내수 시장에서는 여전히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누리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