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감정가, 세금 따지면 단기 시세차익 보기 어려워

▲ 최근 금테크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기보다 장기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금거래소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 접어들어 금테크 붐이 불고 있다. 최근 소액 골드바 판매가 늘어 서민까지 금테크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품질인증 확인, 은행별 수수료, 변수 등을 잘 따져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골드바 판매량은 지난 2013년 704kg에서 지난해 1383kg으로 1년새 두배나 늘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까지 5000만 원에 달하는 1kg 골드바 판매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최근 전체 70%는 소액 골드바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층이 상류층에서 중산층이하로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금거래가 확대되고 있지만 구매처별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골드바, 홈쇼핑 가장 비싸고 은행이 가장 저렴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골드바 형태의 순금제품을 판매하는 홈쇼핑 4개사, 오픈마켓 4개사, 은행 4개사 등 총 12개사를 조사한 결과 홈쇼핑 판매가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26일부터 12월5일까지 10일간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CJ오쇼핑, GS홈쇼핑 등이 방송을 통해 판매한 24K 순금 골드바(100g 기준) 가격은 최저 679만 원에서 최고 754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 정식인증업체인 한국표준금거래소의 100g 골드바가 지난해 12월5일 기준 496만4000원인 것에 비해 최저 182만 원에서 최고 258만 원까지 높은 가격이다.

100g제품을 판매하는 롯데홈쇼핑은 표준금거래소에 비해 가격이 202만6000원(40.8%) 높고 GS홈쇼핑(100g 환산가)도 214만5000원(43.2%)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가격차가 적은 CJ오쇼핑은 표준금거래소에 비해 180만 원(36.7%)의 차이를 보였다.

오픈마켓은 최저가인 경우에도 표준금거래소보다 금값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가를 기준으로 하면 인터파크가 표준금거래소보다 79만6000원(16%)가 비싸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11번가는 2.7%, 옥션은 4.4% 차이였다.

이에 비해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는 골드바 가격은 표준금거래소에 가장 근접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은 국제시세에 따라 금값을 수시로 조정해 판매하고 있는데 조사기간 중 시가와 종가를 살펴본 결과, 표준금거래소에 비해 0.3~0.6% 차이가 나는 데 그쳤다. 100g 골드바를 기준으로 1만2000원에서 3만2000원 정도의 차이다.

컨슈머리서치는 “조사결과 환금성이 높은 순금 골드바는 업체마다 판매단위와 구매 조건이 달라 소비자들이 가격을 비교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밝혔다.

1돈(3.75g)부터 25g, 37.5g, 50g, 55g, 100g, 101.25g, 110g 등 판매단위가 제 각각인데다 정확한 가공비도 공개하지 않아 1g당 가격도 판매단위마다 달랐다.

특히 표준금거래소와 가장 큰 격차를 보인 홈쇼핑의 경우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각종 사은품과 장기 무이자할부 혜택을 얹어주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쳐 소비자들이 정확한 금값을 산정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골드바 되팔 때 주의, 마크 없으면 1g당 2000원 검사료 들어

우선 골드바의 유통은 제조사, 품질인증기관, 판매처로 나뉜다. 홈쇼핑 등 판매처에서 골드바를 사면 제조사와 품질인증기관 등을 잘 살펴야 한다.

제조사별로 보면 한국금거래소쓰리엠은 전국 체인점을 운영하는 한국금거래소의 자회사다. 삼성귀금속 현물거래소는 도매판매만 한다. 제조사가 다양해 수수료도 각각이다. 1돈(3.75g) 단위로 계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품질인증기관 확인도 필요하다. 인증기관은 공기업 한국조폐공사와 한미보석감정원, 하나보석감정원 등 기타 사설기관으로 나뉜다. 한국조폐공사 인증 제품이 가장 확실하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다.

매입한 골드바를 되파는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한국조폐공사는 자체 브랜드 ‘오롯’으로 판매된 골드바만 산다. KRX금거래소, 삼성귀금속현물거래소도 골드바를 매입하지 않는다. 한국금거래소쓰리엠, 서울금거래소는 금을 매입하지만 태극마크, 금마크가 있는 골드바가 아니면 1g당 2000원의 검사료를 받으니 염두해둬야 한다.

◆골드바·골드뱅킹, 국제 경제 환경에 민감해 투자 주의 필요

또한 시세차익도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은행에서 골드바를 구입할 때 10%의 부가세를 별도로 내야한다. 중량에 따라 은행이 4~7% 정도 수수료도 받고 있다. 은행에서 골드바를 투자할 때 부가세 10%, 매매할 때 5%의 수수료를 감안하면 처음 골드바를 구입때보다 20%는 올라야 본전이라는 얘기다. 시세차익을 위해서는 금 실물보다 금 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있다.

은행에서 골드뱅킹을 통해 금테크를 할 수 있다. 골드뱅킹은 은행의 금 계좌에 돈을 넣으면 국제시세에 맞게 금 무게로 환산해 통장에 기재하는 방식이다. 나중에 금 시세에 따라 원화로 다시 환산해 현금을 되찾을 수 있는 구조다. 0.1g 단위로 소액으로 금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통장에 돈을 수신할 때마다 1%의 수수료가 붙는 단점이 있고, 정부가 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물려 최근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금 시세는 달러화에 연동돼 골드바나 골드뱅킹 모두 금 시세 변동과 별도로 원-달러 환율과 변동성에 함께 노출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4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그리스 불안감에 한동안 상승했던 금값은 그리스 새정부의 대외채무 상각 주장 철회로 투자자들이 자금을 위한 자산으로 이동하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며 금값이 1% 넘게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16.6달러(1.3%) 하락한 1260.3달러에 마감했다.

이처럼 금 시세는 대외 경제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단기 시세차익을 보기위한 투자보다는 장기 투자를 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영업이사는 <시사포커스>와 통화에서 “요즘 금값이 많이 내려서 골드바를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단기 시세차익보다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라며, “10%가 올라야 차익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인데 자기 유동자산의 10% 정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시사포커스 / 박효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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