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대표할 23인의 전사가 발표됐다. 딕 아드보카드 감독은 지난 11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최종 엔트리 발표에서 23명의 명단과 예비 명단 선수 5명을 발표했다. 이번 최종 엔트리에는 송종국(수원)과 백지훈(서울)이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고 마지막까지 합류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웠던 김병지(서울)와 차두리(프랑크푸르트)는 예비 명단에 합류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또 안정환(뒤스부르크)과 골키퍼 김용대(성남)도 독일행 아드보카트호에 승선했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1일 오후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2006 독일월드컵 축구대회 본선에 출전할 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 23명을 직접 발표했다. 안정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 설기현(울버햄프턴),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등 유럽파 태극전사 6명 중 5명이 탑승했고 차두리는 제외됐다.
◆최종 엔트리 23인은?
골키퍼에는 2002년 한,일월드컵 때부터 부동의 대표팀 수문장으로 활약한 이운재(수원)와 올림픽대표 출신 김영광(전남)이 이름을 올렸다. 또 예상을 뒤엎고 김용대(성남)가 골키퍼 3명 중 한자리를 꽤찼다. 마지막까지 합류 가능성에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김병지(서울)는 제외됐다. 중앙 수비수에는 한일월드컵 4강 경험을 지닌 '필드의 맏형' 최진철(전북)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J리거 젊은 피 김진규(이와타)와 성남의 K-리그 우승을 이끈 김영철, 김상식(이상 성남)이 선발됐다. 왼쪽 윙백에는 프리미어리거 이영표와 김동진(서울)이 예상대로 선발됐다. 아드보카드 감독이 고민을 거듭한 오른쪽 윙백에는 조원희(수원)와 송종국(수원)이 선발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팀에서 공격수 뿐 아니라 오른쪽 윙백으로도 활약이 가능한 차두리와 송종국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중 한 명인 송종국을 높이 평가해 송종국으로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차두리는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프루트에서 자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다 최근 골을 터뜨리며 나름대로 활약했으나 끝내 탈락의 고베를 마셨다.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박지성과 김두현(성남)이 예상대로 승선했다. 차두리-송종국의 경합과 함께 관심을 모았던 남은 미드필더 한 자리에는 지난 1월과 2월 해외 전지훈련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백지훈이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 자리에서는 J리거인 김정우(나고야)가 막판까지 저울질을 했으나 김정우는 차두리와 함께 역시 탈락을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역시 큰 이변은 없었다. 예상대로 김남일(수원)과 이을용, 이호(울산)가 각각 선발됐다. 중앙 공격수로는 이동국(포항)의 갑작스런 무릎 수술로 원톱 요원이 부족한 가운데 연일 골 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J리거 조재진(시미즈)과 막판 아드보카드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 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안정환이 동반 탑승했다. 윙포워드에는 박주영(서울), 이천수(울산)가 무난하게 선발된 가운데 최근 소속 리그에 자주 결장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설기현과 경미한 부상을 당한 정경호(광주)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발표돈 최종 엔트리 23명 가운데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경험이 있는 태극전사는 이운재, 최진철, 이영표, 박지성, 김남일, 이을용, 안정환, 이천수, 설기현, 송종국 등 모두 10명이며 나머지 13명의 선수는 이번에 처음으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영광을 얻었다.
◆2002년의 영광, 다시한번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후 아드보카트 감독은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심사숙고했다.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 그동안 선수들의 플레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 선수들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차두리의 최종 엔트리 탈락 배경에 대해 "유럽에 갈 때 차두리를 결정하지 못한 1%라고 딱 지칭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또 김병지, 유경렬(울산), 김정우, 장학영(성남), 차두리 등 5명을 예비 명단으로 발표했다. 예비 명단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가 부상 등으로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을 경우 불가피한 교체를 위해 필요한 선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엔트리 제출 이후에도 부상이 명백할 경우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 24시간 전까지 교체가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발표한 최종 엔트리를 소정의 절차를 거친 뒤 엔트리 제출 마감 시한인 5월16일 오전 7시 이전에 FIFA에 보낼 예정이다. 한편 월드컵 본선 진출국 32개국의 최종 엔트리 발표 시점은 5월 18일이다. 이번에 선발된 아드보카트호는 14일 낮 12시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월드컵에 대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한다. 하지만 소속팀 경기를 마치고 15일 귀국하는 안정환과 16일 돌아오는 이을용은 추후에 합류할 예정이며 전북 소속의 최진철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남아있어 추가로 합류키로 했다.
월드컵 첫 경기인 토고전(6월 13일)까지 약 한달간의 기간동안 대표팀은 최상의 팀조직력을 맞추기 위한 맞춤식 과외에 들어가게 된다.
첫번째는 컨디션 조절 및 체력 훈련. 이를 위해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 2002년 신화창조에 동참했던 레이몬드 피지컬 트레이너를 데리고 왔다. 2002년 당시 `저승사자` 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레이몬드 피지컬 트레이너는 유로 2000과 유로 2004 네덜란드 대표팀 피지컬 트레이너로서 컨디션 조절과 체력 훈련의 전문가이다. 이들의 조련 아래 대표팀은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한 `지옥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파주에서 훈련을 가진 대표팀은 오는 23일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과 상암에서 평가전을 가지고 26일에는 16강 진출의 분수령인 스위스의 가상 상대라 할 수 있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상대로 국내에서 2번의 최종 평가전을 가진다. 보스니아전을 마치면 대표팀은 27일 한국을 떠나 훈련 캠프가 설치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로 떠나게 된다. 글래스고에 도착한 대표팀은 체력훈련과 함께 전술 훈련 및 조직력 증대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후 대표팀은 노르웨이 오슬로로 이동해 6월 1일 노르웨이 대표팀과 평가전을 가진 후 6월 4일 스코틀랜드 에던버러에서 가나와 최종 평가전을 가지게 된다. 가나와의 최종 모의고사를 끝낸 대표팀은 오는 6월 7일 독일에 입성, 쾰른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첫 경기인 토고전(6월 13일)을 준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