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업시작 불과 1년 안팍 성과 미약, 잠재력은 충분

▲ 한화생명의 온라인생명보험 '온슈어' ⓒ온슈어 홈페이지 캡쳐

국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보험업계도 불황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온라인생명보험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부서를 마련해 사업을 하고 있다. 온라인보험은 대면보험과 달리 가입 전과정을 고객이 진행하면서 내용에 대한 충분히 숙지 후 가입해 만족도도 높다는 평가다. 그러나 아직은 대면 보험에 비해 절대적으로 미약한 수준이다.

2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현재 어려운 상태다. 생명보험산업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2012년, 2013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생명보험업계의 2012년 4분기 당기순이익은 7260억 원(지난해 보다 -29.5%), 2013년 1분기 8500억 원(0.7%), 2분기 9060억 원(-2.0%), 3분기 3370억 원(-52.2%), 2014년 1분기 9410억 원(29.7%), 2분기 1조549억 원(24.1%)을 나타냈다.

생명보험사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생명보험사들의 직원은 2만5327명으로 전년 같은 달(2만7745명)보다 9%나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업계는 기존 보험사가 온라인보험사를 자회사로 두거나 온라인보험사가 새로 설립되고 있다. 그동안 손해보험을 비롯한 은행 및 증권업의 온라인상 거래는 활성화됐으나 생명보험은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미국·일본 생명보험계, 이미 온라인 활용

이미 미국과 일본은 생명보험계에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하며 점차 성장하고 있다.

황진태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작성한 ‘온라인 생명보험사업의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은 온라인 생명보험이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시작돼 지속적인 확대 추세에 있으며, HSBC, 아메리칸내셔널라이프 등 온라인을 통해 영업하고 잇다. 일본도 지난 2008년 온라인 전용 생명보험사인 SBI AXA(현 라이프넷)이 설립됐으며, 판매실적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연령층과 저소득층을 주 고객으로 해 정기 및 의료보험 등 표준화된 상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1년 온라인을 통합 가입자 10% 중 온라인상에서 모든 절차를 거쳐 보험상품을 구입한 비중이 4%를 차지한다. 반면, 온라인을 통해 보험상품을 구입한 후 프린트나 메일, 전화, 설계사를 통해 계약을 체결한 비중이 4%를 차지한다.

개인보험 관련 정보수집을 위한 인터넷 활용도 2006년 38%수준에서 2009년 52%를 기록하면 크게 증가하고 있다.

▲ 일본의 온라인생명보험사 '라이프넷' ⓒ라이프넷 홈페이지 캡쳐

일본은 지난 2008년 온라인 전용 생명보험사 SBI AXA(현 넥스티아 라이프)와 라이프넷이 설립됐다.

일본 생명보험의 가입채널 비중에서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머물러 있다. 전반적으로 설계사를 통한 생명보험 가입 비중이 우세하며, 인터넷을 통한 가입 비중은 미진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저팬 인스티튜트 오브 라이프 인슈어런스 조사에 따르면, 2009년 온라인 채널을 통해 생명보험에 가입한 비중이 2.9%에 이른다고 발표한바 있다. 거기에 향후 고객들이 생명보험 가입할 때 선호할 채널에 인터넷이 7.9%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SBI AXA(넥스티아 라이프)의 경우 표준화된 상품을 통해 견적, 가입신청, 청약, 보험금 지급 등 모든 절차들이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도록 하고 있으며, 판매실적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09~2010년 연간 수입보험료는 각각 69억7200만 원, 132억3000만 원에 그쳤으나, 2011년 3분기 누적 수입보험료는 145억400만 원을 기록했다.

라이프넷도 표준화된 정기보험, 의료종신, 상해보험을 취급하고 있으며, 월 기준 보험료 수입도 증가 추이를 나타냈다. 2011년 월평균 수입보험료가 40억900만 원으로 2010년에 비해 95.6%가 증가했다.

◆온라인보험, 저소득층·젊은 층에 적합

현재 국내도 생명보험사들이 자회사로 온라인보험사를 설립하거나 온라인전문보험사가 설립되고 있다. 지난 2003년 8월 보험업감독규정에서 동종 보험업종 출자제한 규제도 폐지돼 동종 보험업종의 자회사 설립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003년 12월 LG화재와 (주)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함께 출자해 다음다이렉트(현 에르고 다음다이렉트)가 자동차보험시장에 진입했다. 또한 현대해상이 100% 출자한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온라인 판매만을 조건으로 2006년 3월 자동차보험시장에 진입했다.

이러 국내에서도 온라인보험의 성장 속에 온라인보험은 저소득층과 젊은 층에 적합하고 이들을 위한 저가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황진태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온라인 판매채널을 이용한 생명보험의 경우 소득 수준이 낮고 인터넷에 능숙한 고객층에 적합한 저가의 생명보험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복잡한 상품구조의 경우 구입이 쉽지 않아 상품의 단순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황 연구위원은 “해외처럼 한국도 표준화가 쉬운 정기보험, 의료보험 등이 기본상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젊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저축성보험과 틈새시장 공략이 가능한 일부 보장성보험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불완전판매 가능성,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다양한 보험상품 공급이 어려운 점 등에 대해 생명보험사의 사업모형 설계할 때 주의할 것을 황 연구위원은 당부했다.

◆온라인보험사, 손수입력 내용 충분한 숙지로 고객 불만없어

▲ 온라인생명보험사 '라이프플래닛' ⓒ라이프플래닛 홈페이지 캡쳐

일선 온라인생명보험사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대면 채널보다 오히려 낮다는 반론도 제기했다. 가입 전과정을 고객이 손수 입력하다보니 충분한 내용 숙지가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것.

한 온라인보험사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등 가입절차부터 약관까지 모든 과정을 고객이 직접 입력하며 가입하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면채널의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온라인채널이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통 설계사의 지인을 통해 가입하게 되는 대면 채널의 특성상 충분한 내용 숙지가 이뤄지지 않거나 설계사의 높은 이직률로 설계사가 바뀌면 불완전판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온라인 채널 (설계사가 없는) 특성상 이런 이유로 불완전판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온라인생명보험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 2013년 ‘온슈어’라는 온라인보험 전문 부서를 두고 영업을 하고 있으며, 교보생명도 2013년 자회사로 ‘라이프플래닛’을 온라인보험사로 영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가 나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미국과 일본의 성장세로 보면 불황속 생명보험계에 살아날 불씨로 기대할 가치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 시사포커스 / 박효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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