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차남 병역’ 공개검증, 카메라 앞 눈속임쇼”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관련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인사청문회의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9일 차남의 병역면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공개검증에 나섰다. 검증을 맡은 서울대병원 측은 이완구 후보자 차남의 무릎이 전방인대 완전 파열 상황이 맞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의혹은 남아있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부동산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이에 야당은 이 후보자의 의혹에 대한 해명을 지적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병역 의혹 넘었지만 투기 의혹은 ‘산 넘어 산’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특히 경기도 분당의 토지구입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이 갈수록 불어나 곤혹을 치르고 있다.

28일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후보자 장인은 외국에서 의사생활을 하다가 2000년 한국으로 완전 귀국했다”며 “장인은 외국에서처럼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다며 집을 지을 적당한 부지를 알아봐 달라고 후보자에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자 측은 “이 후보자가 단독주택건축 허가(2000년6월)가 나있는 분당구 대장동의 토지 1필지(1-37번지)를 사려 했으나, 부동산소개소에서는 2필지 모두 사라고 권유했다”며 “ 이 후보자의 당시 지인인 강모씨에게 나머지 1필지(1-71번지)에 대한 매수의향을 물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 측에 따르면 이에 따라 2000년 6월29일 강모씨는 1-71번지 필지를, 이 후보자의 장인이 1-37번지 필지를각각 매입계약을 체결했고 그해 8월29일 단독주택건축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2001년 7월23일에 강모씨가 ‘구입한 토지가 좋지 않다’면서 매수를 요청해 이 후보자의 장모가 매수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이 후보자의 장인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 기간 내 집을 짓지 못해 2002년12월 23일 건축허가가 취소됐다.

준비단은 “이 후보자와 강모씨는 친교가 있으나, 초등학교 동창이 아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29일 <채널A> 는 이 총리 후보의 장인이 처음 판교 땅을 산 2000년 6월 29일 인근 필지 13곳의 주인이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인이 바뀐 13곳의 주인 중 상당수는 기업주등 사회지도층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국회의원의 20대 중반 자녀를 포함돼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보도가 된 지인과 함께 땅을 보러 간 것은 맞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며 ”당시 개발이 많이 이뤄질 때여서 하루에 수 차례 매매가 이뤄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타워팰리스 다운계약 의혹…“법적대응 검토”

이 후보자 측은 이완구 후보자의 2003년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아파트 매매 다운계약서 작성 및 양도소득세 탈루 의혹에 대해 보도한 경향신문을 상대로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2003년 서울 강남구의 타워팰리스 아파트를 샀다가 6개월 만에 되팔아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던 이 후보자는 2003~2004년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10억원대에 거래되던 이 아파트를 “6억여 원에 사서 같은 가격에 팔았다”고 신고했다.

28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03년 2월 국회 사무처가 발행한 관보를 통해 159.43㎡(약 48평) 규모의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6억2000만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고 당시 매입자금 출처에 대해 “충남 아산시 모종동 땅(346㎡·1억8026만원)과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171.45㎡·4억1382만원)를 팔아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6억2000만원은 당시 타워팰리스 실거래가인 10억원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에서 매매 과정에서의 ‘다운계약서’ 작성이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또 이 후보자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4억1300여만원에 팔았다고 신고했지만, 당시 이 아파트의 실거래가 역시 10억원 이상으로 신고가격을 크게 웃돌았다고 전했다.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했다는 해명과 달리 이 후보자는 매입 6개월 만에 이 타워팰리스를 팔아 치웠다. 2004년 2월 관보를 보면 한 푼의 시세차익도 없이 매입 때와 같은 6억2000만원에 매도한 것으로 적혀 있다.

이 매체는 “이 후보자가 아파트를 되판 2003년 9월은 정부의 부동산대책 여파로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강남구의 대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던 때”라며 “만약 이 후보자가 억대의 매매차익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면 수천만원 상당의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향신문은 이 후보자 내외의 주민등록을 살펴봐도 타워팰리스에 거주한 기록은 없고 장남 병현씨(당시 24세)가 2003년 3월 이 아파트에 전입했다가 같은 해 9월 다른 가족과 함께 인근 대림아크로빌 아파트로 주소를 옮긴 사실만 적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해명자료를 내고 ‘타워팰리스 매입대금으로 표시된 6억2000만원’에 대해 “계약금과 중도금을 합한 금액으로 잔금은 제외된 금액”이라며 “공직자 재산등록제도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타워팰리스 입주 직후 지역신문에 이 후보자의 아파트 매입에 관한 보도가 나오고 지역구 주민들도 문제를 제기하자 서둘러 매각하고 현 거주지로 이사하였으며 양도소득세로 9736만원을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 측은 “(타워팰리스) 구입 후 실제 후보자 가족이 살았고, 매각 후 5년 동안 가격이 무려 30억원 가까이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투기 목적의 매매는 아니다”라면서 “당시 후보자는 국회의원으로서 주소지는 지역구인 홍성(홍성읍 오관리 8-3 신천무궁화아파트 905호)이었고, 후보자의 가족들은 서울에서 거주했다”고 다른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새정치, 대대적 공세 전환

▲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SBS라디오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가 분명하다는 뜻을 밝혔으며 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이같이 이 후보자를 둘러싸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의혹에 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점점 더 비판의 수의를 높이고 있다.

인사청문특위 소속 진성준 의원은 차남의 병역의혹 공개검증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리 공개 검증을 한다해도 그것은 차남의 현재 다리 상태만을 보여줄 뿐”이라며 “중요한 것은 2005년 2차, 3차 신체검사를 받았을 당시 다리 상태인데 정작 인사청문위원들에게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이어 “차남은 당시 4급으로 공익근무요원 복무가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자 그해 12월 미시간대학에서 수술을 받고 그 수술을 근거로 2006년 면제 판정을 받았다. 병역을 면제받고자 오랫동안 노력한 태도를 국민은 문제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차남의 병역 면제 의혹이랄지 또 부동산 투기 의혹, 또 논문 표절 의혹 등등에 대해서 저희들은 국민의 눈높이에 대해서 철저하게 검증 할 것”이라며 “혹이라도 저와 함께 원내에서 일했던 파트너라고 해서 봐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가운데 부동산 투기가 가장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땅 투기는 분명하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정확한 근거에 대해서는 “검증단계라 공개하기는 어렵다. 여러 경로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청문 특위 소속 의원과 전문위원들이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원내대표는 이완구 후보자에 대해서도 “여당에 상당히 예스맨들이 있다. 야당과의 소통은 잘했지만 대통령에게 서슴없이 비판의견을 전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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