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트리폴리 지부, 호텔 테러 우리가 했다’…무장습격 괴한 3인 수류탄 자폭

▲ 27일 무장괴한들의 습격 흔적이 남아 있는 리비아의 코린시아 호텔의 깨진 유리창. 출처=CNN 화면 캡처

27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5성급 코린시아 호텔에서 무장괴한에 의한 차량 폭파 및 총격으로 인해 외국인 5명 등 최소 10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내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사망한 외국인들은 미국과 프랑스인 각각 1명과 타지키스탄 출신 3명이며 리비아인 5명도 사망했다고 에쌈 알 나스(Essam al-Nass) 대변인이 말했다고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몰타에 기반을 둔 코린시아 그룹 대변인은 호텔 인질극은 없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우리 관리자들이 호텔 구내에 들어가 지금 피해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며 “사상자들이 있던 것 같으나 아직 공식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 이후 리비아 보안대가 상황을 장악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전 로비에서 총기를 난사한 후 괴한들은 승강기에 올랐다. 그리고 보이는 대로 폐쇄회로TV를 파괴해 이들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는 확인이 힘들다고 대변인이 말했다. 그는 “현재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지금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다른 호텔 소식통은 테러 공격팀이 이번 호텔 공격은 5명에 의해 이뤄졌고, 1명이 체포되고 4명이 죽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들 중 세 명은 21층에서 수류탄으로 자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국가(IS) 트리폴리 지부는 트위터에서 이번 공격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테러 감시단체인 ‘시테(Site)’가 밝혔다. 이들은 트위터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은 2년 전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미국의 델타 포스 특공대에 의해 붙잡힌 알카에다 정보원 아부 아나스 알 리비가 이번 달 초 죽은 데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리비는 동아프리카 미 대사관을 폭파시킨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1월 2일 미국 소재의 병원에서 죽었다.

코린시아 5성 호텔은 정부 관료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아예 장기 거주자도 있다.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오마르 알 하시 총리는 보통 이 호텔에서 머문다고 알려졌으나 공격 당시 그가 호텔 안에 있었는지 호텔 직원들의 증언이 일치하지 않고 있으나 2013년 알리 제이단 전 총리가 납치될 때도 코린시아 호텔은 공격을 받았다고 가디언이 27일 전했다.

한 목격자는 “나는 괴한 두 명을 보았지만 5명 정도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 중 한 사람은 아랍어로 ‘불신자들은 어디 있냐’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그들이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들 중 1명은 나를 정면에서 봤지만 발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유엔이 제네바에서 리비아 평화 회담을 열 것을 앞두고 총리 납치 등으로 충격 효과를 주려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12월 미 국방부는 리비아에 IS의 세력이 커지고 있으며 군사 훈련소가 설치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미국에 따르면 IS는 리비아의 내전에서 야기된 혼란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 리비아 북동부의 항구 도시 토브루크 지역 정부와 트리폴리를 지배하고 있는 주류 이슬람 세력인 민병대 ‘파즈르 리비아(리비아의 여명)’ 사이의 내전으로 리비아는 무정부 상태와 다름없다고 국내외 언론들이 보도했다.

유엔의 베르나디노 레온 리비아 담당 특사는 리비아의 모든 무장 정파들이 평화안에 합의하도록 시도하고 있으나, 제네바 평화 협상은 리비아의 여명이 대표단 파견을 거부함으로써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개월 동안의 리비아 내전으로 1,000명 이상이 사망했고, 몇몇 도시는 폐허로 변했으며 400,000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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