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아이들뿐이겠는가 만은 특히 아이들에게 사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권위의 형태인 폭력이 제 아무리 선한 명분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권위에 의한 억압을 정당화시킬 수 없으며 어떠한 형태의 폭력이나 정서적인 학대도 해서는 안된다.

오죽하면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했겠는가?

그래서 최근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아동폭행사건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 양모씨는 사건 당일 점심시간인 오후 12시 50분 아이들의 급식판을 치우는 과정에서 음식을 남긴 식판을 발견하자 4살 된 여자 아이를 불러 남은 음식을 먹게 한 뒤, 아이가 김치를 뱉어내자, 보육교사가 오른손으로 머리를 한 차례 강하게 내리쳤다.

보육교사가 아이의 머리를 때리기 전 계속해서 아이를 잡아 끌어당기고 손을 때리기까지 했으며 이 과정에서 아이는 다리를 배배꼬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였다. 4살 된 이 여자 아이는 맞으면서 멀찍이 나가 떨어졌고,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일어서지 못했다.

보육교사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식판을 가져갔고 보육교사가 떠난 뒤에 4살 된 여자 아이가 남은 음식을 다시 주워 먹었다. 한편 이 사건을 지켜 본 같은 또래의 아이들은 보육교사의 폭행에 모두 무릎을 꿇고 앉아 그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았다.

또, 17일 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건이 일단락되기도 전에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원생을 때리는 CCTV 화면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 역시 분명히 심리적 요인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저항할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그 나이에 맞는 행동을 했을 뿐인데 교사로서 지켜야할 선을 어느 순간 넘어 버린 것이다.

그런 가학적 보육패턴이 상당 기간 지속되어 왔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육교사 양씨 자신의 사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정서적 욕구불만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을 스트레스 해소 대상으로 삼았을 수 있다. 어찌 보면 양씨 자신 역시 폭행을 비롯한 피학대 경험이 있었을 수도 있다.

열악한 교육환경과 보육교사들의 처우에 대한 문제도 상당히 심각하다.

인력 수급이 어렵다보니 보육교사 자격에 대한 제한이나 구조적 조정 통제가 어렵고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만족할 수 없는 노동환경에 놓여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정서적 환경에서 영유아들의 양육과 정서, 지성 교육을 진행한다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며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바라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아동학대는 현재의 학대피해도 크지만, 장래 아동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지극히 위험한 행동이기에 엄중처벌이 필요한 중대범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어린이 보육시설에서는 훈육의 한 방법이라는 미명하에 체벌을 비롯한 아동학대가 암암리에 자행되고 있다.

심리학적으로 학대받은 아이는 자신의 존재가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이는 어린이집 교사가 자신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함부로 다루는 것을 보고는 자신이 그만한 가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 이는 아이에게 평생 정신적 장애인으로 살아가게 만들 만큼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정신적 상처를 받은 아이는 성인들뿐만 아니라 또래 관계에서도 정상적인 신뢰관계를 쌓을 수 없게 되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대부분의 선량한 어린이집 교사들은 열악한 처우에도 교육자라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부모가 없는 빈틈을 메워주는 또 다른 부모여야 한다.

어느 부모가 어린자식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겠는가?

우리 모두가 부모의 마음으로 최소한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심을 가지고 이 나라를 이끌어갈 미래의 꿈나무인 우리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랄 수 있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박 경 숙 stephan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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