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믿음이 우선

  톨스토이의 유명한 소설 안나 카레니나를 보면, 모든 행복의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어느 한 가지라도 어긋나면 불행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행복한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작은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기 때문이지만, 불행한 사람들은 불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안나 카레니나의 교훈은 귀농·귀촌의 성공여부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성공한 사람의 이유는 한가지지만, 실패한 사람은 수 만 가지의 실패한 이유가 있다. 또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실패한 사람들은 각각의 이유를 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성공한 사람들은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하고 농촌생활에 잘 적응하면서 창의적이고 근면성실 했다는 공통적인 성공요인들이 있는 반면, 실패한 사람들은 입지를 잘 못 선택했거나, 작목을 잘 못 선택했다거나, 가족들의 동의를 받지 못하였거나, 마을사람들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했다거나 등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2008년도에 농촌자원개발연구소에서 우리나라 35세 이상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노후 농촌생활에 대한 가치 인식을 조사한 결과 자연과 더불어 살기 때문에 몸이 좋아질 수 있다’(평균 4.1), ‘자연과 더불어 살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 질 수 있다’(4), ‘간단한 일을 통해 몸이 좋아질 수 있다’(3.9) 등 건강한 생활에 대한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도시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환경오염에서 벗어날 수 있다’(평균 3.9), ‘유기농산물 등 식품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3.9) 등 자연친화적 생활에 대한 가치 또한 높게 평가하였다.

 

또한, 농촌진흥청(2010)에서 실시한 농촌 이주 도시민 212명을 대상으로 전원생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농촌으로 이주 후 신체적, 정신적 건강 뿐만 아니라 가족관계와 이웃과의 관계 및 주택환경 등 모든 면에서 긍정적 변화를 경험하였다고 대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오히려 도시에서의 삶 보다 건강한 생활, 식품안전성에 대한 만족도 그리고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귀농·귀촌 자들에게 애로사 항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교육 · 의료 · 문화 인프라의 부족을 꼽았다. 젊은 귀농인 들의 경우에는 자녀 교육문제가 가장 고민일 것이고,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경우는 의료시설이 문제일 수 있다.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서도 가치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도시에서 살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 키우기 보다는 자연과 더불어 건강하게 키우겠다는 교육관을 세운다면 시골교육여건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또한, 노부모님을 모시고 귀농·귀촌할 경우 공기 좋은 시골생활이 건강에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통원치료가 불가피할 경우에는 문제가 있다. 요즘은 자녀들이 노인 돌보미 교육이나 요양사 자격을 취득하여 정부로 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는 점을 감안하여 사전에 준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실제로 농어촌의 교육문제보다도 의료시설의 문제가 더 크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될 문제일 것이다. 귀농·귀촌을 결심하기에 앞서 자신과 가족이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겠는가를 첫 번째로 고려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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