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당 의원 “중국의 홍콩 지배 강화 우려”

▲ 중국인민해방군. 출쳐=유튜브

홍콩 정부가 중국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가르치는 단체를 만들자 중국 중앙정부가 자국에 대한 애국심을 젊은이에게 주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센트럴을 점령하라’ 운동을 경험한 많은 이들은 이 단체의 설립 자체가 더 많은 민주적 자유를 요구하는 젊은이들을 중국의 국가 이데올로기로 세뇌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홍콩 시민당의 케네스 찬 의원이 이 단체는 젊은이들에게 중국에 대한 애국심으로 세뇌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RTHK 방송이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단체를 “비밀스런 군대 스타일의 조직”이라고 묘사했다. 또 SCMP는 이 간부후보생 군대의 사령관은 홍콩 렁춘잉 행정장관의 아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20일 홍콩 젊은이들에게 중국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주려는 것이지 세뇌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이 조직은 ‘홍콩군 간부후보생’으로 불리며 영국의 식민지배 시절의 인민해방군(PLA) 유격대와 유사한 단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6세 이상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간부후보생은 중국 본토와 홍콩에 대해 충성하는 서약식을 갖는다. 중국이 홍콩의 ‘센트럴을 점령하라’ 운동 이후 중국에 대한 충성스런 홍콩 시민들을 양성하려고 한다는 우려가 번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미 수십명의 대학생들과 중학생들이 지난 18일에 이 조직에 가입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친중국파 인사들은 이 조직의 프로그램은 젊은이들에게 무해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모들은 중국식 군대가 자신들의 자녀를 교육시킨다는 데 대해 걱정하고 있다. 부모들은 또한 이 조직에 들어가면 인민해방군의 제복을 입는다는 상징성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그러나 이 단체의 제복은 인민해방군의 여름 군복과 ‘많이 닮은 정도’라고 보도했다. 이 단체의 간부후보생들은 젊은이 대상의 다른 유사한 단체들이 영국식 훈련을 받는 것과 달리 중국 군대 식 훈련을 받는다.

렁 장관은 지난주 연례 정책 연설에서 홍콩 젊은이들은 홍콩-중국 관계에 대한 충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창탁싱 내무부장관은 19일 창립 개회식에서 나온 맹세의 말은 젊은이들을 세뇌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고 RTHK가 전했다. 창 장관은 홍콩 젊은이들이 인민해방군과 함께 훈련을 받으면 이득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조직은 젊은이들의 시민 의식 및 중국 시민으로서의 책임감과 권리들, 인내심·자기훈련·리더십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전했다.

그러나 이 단체에 반대하는 이들은 훈련 프로그램이 중국의 공산당을 지지하는 의식을 배양하는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많은 본토의 중국인들이 1960~1970년대 중화인민공화국의 창시자인 마오쩌둥에 대한 충성심을 강요한 대대적인 정치 선전을 펼쳤던 문화혁명기에 탄압을 피해 홍콩으로 도망갔다. 이렇게 홍콩에 정착한 중국인들과 이들의 가족들은 본토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깊다고 월드블리틴이 20일 전했다.

펑와이와(Fung Wai-wah) 홍콩 교원 연합 회장은 아에프페(AFP)에 “군복을 인민해방군과 연결짓는 것은 명백히 국가 정체감을 더 굳게 확립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에밀리 라우 민주당 의원은 이 간부후보생 조직은 중국의 홍콩 지배를 강화하는 “우려할 만한” 조짐이라고 말했다고 ‘더인터내셔널뉴스’가 20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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