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레이스가 가열되면서 민심과 당심 간에 괴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기관들이 발표한 당대표 선호도(또는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의원과 권리당원 등은 박지원 후보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가는 분위기다. 반면,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월등히 앞서고 있다.

15일 발표된 2곳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먼저, <조원씨앤아이>가 실시한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대의원은 박지원 후보 43.3% vs 문재인 후보 37.5%로 나타났다. 권리당원은 박지원 후보 47.7% vs 문재인 후보 35.5%였다.

박지원 후보는 앞서 지난달 20~22일 실시된 같은 기관 조사에서 대의원들로부터 31.1%를 얻었던 것보다 12.2%p 올랐고, 권리당원들로부터는 28.3%에서 무려 19.4%p나 수직 상승했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당내에서 박지원 쏠림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그런 반면, 같은 날 발표된 <휴먼리서치>의 일반국민 대상 당 대표 지지도 조사 결과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과반을 넘는 54.1%를 얻었고, 박지원 후보는 13.5%를 얻는데 그쳤다. <리얼미터>가 지난 3~4일 실시한 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도 문재인 후보는 36%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박지원 후보는 7.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대체로 당심은 박지원 후보 쪽으로 점차 기울어가고 있고, 민심은 문재인 후보를 압도적으로 선호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면, 당심과 민심이 왜 이렇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2.8전당대회를 앞두고 새정치연합의 가장 큰 근심거리 중 하나는 바로, 문재인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됐을 때 당의 분열적 상황을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까 하는데 있다. 정동영 전 상임고문 등은 이미 탈당을 감행했고, 남아 있는 비주류-비노 인사들도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어떤 결단을 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당은 지금 이런 분열적 상황에 직면해 있고,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따라서 당원들은 누가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당이 자칫 공중분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계파도 중요하지만, 당이 깨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전당대회를 앞둔 여론조사에서 묻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국민은 다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지금 처해 있는 분열적 위기 상황에 별 관심이 없거나, 그렇지 않다면 당이 분열되더라도 제1야당의 중심을 친노세력이 확실하게 잡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앞서는 것이다.

최근 미국을 다녀온 안철수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하는 줄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민심의 싸늘함을 느꼈다고 했던 말을 빌린다면, 민심은 당이 처한 현실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 맞는 분석일 것이다. 단순히 인지도나 대중적 이미지만으로 문재인 후보를 선호하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정치 전반에 대한 무관심 탓도 있겠지만, 지금껏 국민이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도록 만든 새정치민주연합의 책임이 먼저다. 따라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당 분열을 막아내는 일이 최우선적 과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후엔 국민적 관심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매진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당이 산산조각 나더라도 국민은 그 조차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다.

2.8전대 이후 당 분열을 막아낸다 하더라도 지금처럼 국민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정당으로 남는다면, 분열보다 더 큰 아픔이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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