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팝 문화를 사로잡은 그가 이젠 팝 세계화의 얼굴로

"미국에서 성공했다는 말은 이르지만 제게는 뉴욕공연이 아시아에서 한 가수가 와서 오디션을 본다는 것과 똑같았어요. 이제 시작이라는 것과 앞으로 열심히 한다는 것에 대한 선언이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최신호(5월8일자)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예술가 & 연예인 부문에 선정된 가수 비는 뉴스 프로그램에 출현해서도 여전히 겸손했다. 그러나 아시아 스타를 넘어 전 세계 대중문화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그로써는 어찌 보면 당연한 대답인지 모른다. 미국 시장에서 아직 그는 아시아계 이외의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의미다. 이번 타임 100인 선정으로 그는 자의든 타의든 세계적인 스타로 훌쩍 커 버렸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정지훈이 아닌, '레인(rain)'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타임이 '한국에서 온 마법의 발(The Magic Feet From Korea)'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비는 한류의 세계화를 상징하는 얼굴"이라며 선정 이유를 소개한 대목에서 이제 세계가 더 이상 동양 문화를 오리엔탈리즘으로 비하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타임 100인에 선정된 비가 시사하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도전정신이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물론 그의 미국 진출을 위해 보이지 않은 숨은 조력자 역할을 했던 한국 대중문화 산업의 파워와 시스템도 이번 기회에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타임은 비를 ‘타임 100’에 선정한 이유를 밝히면서 “비가 뉴욕 공연을 하기 전부터 이미 미국에 팬 층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이는 인터넷과 위성TV, DVD 등의 매체 덕분이었다”며 “이를 통해 대중문화가 더 이상 서구에서 다른 세계로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또 “비가 일본과 베이징, 방콕, 홍콩 등에서의 콘서트를 매진시키며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류의 주역”이라며 “이 인기를 바탕으로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에 이어 올해 가을 영어 데뷔 앨범 발매를 노리는 등 미국시장을 두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6월7일 일본에서 두번째 싱글 '프리웨이'를 발표하며, 국내에서는 9월께 4집을 발표할 예정인 비는 곧 아시아 투어를 시작하며 내년 하반기에 미국 데뷔음반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으로 더욱 높아질 그의 위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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