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운전할 때 속도가 낮으면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 힘이 적게 들고 오르면 힘이 많이 든다. 옛날 자동차의 경우 이런 기능이 없어 돌릴 때 일정한 힘이 들어갔는데, 스티어링도 알고 보면 많이 발전했다. 오늘은 이 스티어링 휠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그런데 이 스티어링 시스템이라는 것이 무엇이냐면 자동차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좌우로 움직이는 운전장치를 말하는데, 대부분 핸들로 알고 있는 이 장치의 정확한 이름은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이다. 우리말로 바꾸면 조향틀 정도다. 스티어링 휠을 포함해 방향 전환에 관계되는 부품군을 아울러 ‘스티어링 시스템(Steering System)’으로 통칭한다. 즉, 방향을 잡아주는 장치라는 뜻이다.

조향 시스템이 원래는 무거웠다. 이유는 조향의 동력이 없어서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 무척 힘이 들어갔다. 그래서 1950년대부터 조향의 동력을 엔진에서 얻어 유압으로 조작하는 파워스티어링 방식이 등장했다. 적은 힘으로도 스티어링 휠을 가볍게 돌릴 수 있어 소위 ‘파워 핸들’로 많이 불렀다. 엔진으로 유압펌프를 구동해 유압을 저장해 두고, 스티어링 샤프트가 회전하면 그 끝에 달린 유압밸브가 열려 피스톤으로 앞 바퀴 구동축의 전환을 돕는 원리다.

스티어링 휠을 알맞게 해주고, 노면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개발 초기에는 대형 승용차, 트럭, 버스로 사용 범위가 제한됐으나 1960년대부터 자동차 차체의 앞부분이 무거운 전륜 구동 자동차가 보급되면서부터는 소형 대중자동차에도 장착하기 시작됐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다. 스티어링 휠이 너무 가벼워지자 고속으로 주행하는 경우 작은 충격에도 심하게 조향되는 문제점이 발생됐다. 그래서 나온 기술이 속도감응형 유압조향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속도에 따라 유압을 조절해 저속에서는 스티러링 휠을 가볍게하고 고속에서는 무겁게 반응하도록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러나 시스템이 무겁고 가격이 비싸 주로 중대형 자동차에만 적용됐다.

그래서 유압이 아닌 전기로 스티어링 휠을 제어하는 제품이 개발되면서 그 단점을 극복했다. 국산 제품도 있는데, 전동식 조향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주행조건에 따라 운전자가 최적의 조향 성능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주며, 인공지능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시스템과 운전자의 미세한 핸들조작도 감지할 수 있는 최첨단 광학식 센서를 통해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유압식 조향시스템과 비교할 때 고급 중대형자동차에서나 적용되던 첨단 시스템인 속도감응형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무게도 5Kg 이상 감소됐고, 덕분에 연비도 향상됐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전동식 조향시스템은 독일, 일본, 미국 등 선진업체들을 중심으로 중소형 자동차와 준중형급 자동차에 적용됐다. 2002년에 적용률이 5% 정도였던 것이 현재는 20%까지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고용량 고효율 모터가 개발돼 중대형급과 전기자동차나 하브리드카 등에 장착되기 시작하면 그 수요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에는 원형이 아닌 스티어링 휠이 나온다. 타원형으로 점차 변모하고 있다. 돌리다보면 아래 부분이 걸릴 수 있는데,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아래 부분을 일자 형태로 만들기도 하고, 미래형 자동차 같은 경우는 원형이 아니라 그냥 좌우에 레버를 잡도록 돼 있는 경우도 있다. 아마도 스티어링 휠은 반드시 원형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보자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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