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10건에 불과…삼성이 “의문스럽다”던 이유 밝혀지나

▲ 세계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가 최근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짝퉁 논란에 본격적으로 휘말리고 있다. ⓒ샤오미

저가를 무기로 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 3분기 점유율 4위를 꿰찬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를 둘러싼 ‘표절’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주요 외신 및 업계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화웨이와 ZTE 등 중국 1세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자국의 샤오미와 오포 등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업체들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샤오미 등 중국 신흥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해외에서 특허 침해로 고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 화웨이·ZTE 등 자국 업체들로부터도 특허 소송을 당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지난 18일 샤오미는 화웨이와 ZTE로부터 특허 침해 관련 경고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를 비롯해 짝통폰 제작으로 유명한 ‘오포’(OPPO), ‘부부가오’ 등의 일부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경고장을 받았다. 경고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화웨이와 ZTE 등은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기술에 대한 특허 침해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화웨이와 ZTE 등은 이들 자국 업체에 특허 침해를 중단하고, 정당한 특허료를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들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특허침해 소송에 들어가는 초강수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 2세대 제조사들이 3세대(G) 이동통신에 사용되는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과 같은 통신 기술 특허만 4~5건 정도 침해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지난 3분기 매출이 336% 폭증하고 판매량이 5배나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5.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5.3%를 기록한 화웨이에 거의 근접한 것이다.

하지만 그간 샤오미는 특허와 디자인을 무단으로 침해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특히 샤오미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경쟁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초저가로 고사양의 제품을 공갑하는 전략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샤오미의 ‘짝퉁 논란’이 본격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지난달 17일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IR팀장)은 미국 뉴욕 웨스틴그랜드센트럴에서 개최한 기업설명회 ‘삼성 인베스터스 포럼 2014’에서 “샤오미는 우리에게 의문의 존재”라면서 “어디서 수익을 창출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당연히 삼성전자의 고위 임원이 샤오미의 수익 구조를 모를 리 없다. 이 전무의 소회는 결국 샤오미의 ‘비정상’적인 수익구조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시각이라는 견해가 나왔던 이유다.

현재 화웨이와 ZTE는 중국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에서 다른 업체들로부터 로열티로만 70% 이상을 거둬들이는 막강한 특허권자다. 화웨이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관련 특허가 2만 건 이상, ZTE도 1만5000건 가량 보유하고 있다. 반면 샤오미가 보유한 중국 특허는 10여 건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져 소비자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샤오미는 최근 인도시장에서 에릭슨과의 특허분쟁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애초에 특허 침해 논란이 소송으로 본격화된 것은 인도에서 에릭슨과 분쟁이 불거지면서부터다. 이달 초 인도 델리 고등법원은 에릭슨의 통신 표준특허 침해 관련 요구를 받아들여 샤오미 스마트폰의 인도 내 생산과 판매, 홍보 활동 금지를 명령했다. 델리 고법은 샤오미가 에릭슨의 자동원격검침(AMR), WCDMA 관련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다음 공판이 열리는 내년 1월까지 한시적으로 판매금지조치가 유예된 상태다.

삼성과 애플 등 글로벌 주요 제조사와 퀄컴 등까지도 샤오미 등 중국의 신흥 스마트폰 업체를 대상으로 특허 침해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화웨이는 외신 보도에 대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중국 정부가 자리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