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폐쇄국가 이미지로 기술 후진국이란 착각 퍼져"

▲ 올 25일 개봉 예정이었다가 아직 정체가 파악되지 않은 해커들의 협박 이후 상영 취소된 '인터뷰'의 포스터. 출처=뉴시스

북한의 소니픽처스 해킹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 CIA 요원이 북한의 사이버 기술이 낙후된 나라라는 오해는 금물이라며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이버전 강국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CIA에서 20년 동안 북한 담당 차장을 지냈던 브루스 클링너는 “북의 군대와 정보기관 내 약 3,000명에 이르는 사이버전사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발생한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 이후 김정은을 암살한다는 코메디 영화 ‘인터뷰’가 취소됐고 국무성과 연방수사국(FBI)은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클링너는 ‘아이비티(IB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군인들은 사이버전을 전체 전쟁 능력의 일부가 되었다고 논평했다”고 말했다.

소니는 해커들로부터 ‘인터뷰’를 상영한다면 “세상은 공포로 가득찰 것이다”라는 협박을 받은 이후에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해커들은 영화에 대한 협박과 함께 100조 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가져갔다. 이 안에는 배우들과 직원들 및 각종 시나리오에 관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이번 사이버전사들이 북한 정부의 지령을 받는 해커들이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지만 백악관은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침묵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클링너 전 CIA 요원은 북한 정부는 이미 ‘인터뷰’ 상영 자체는 테러와 전쟁 행위와 같다며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유엔의 반기문 사무총장에게도 상영 중지를 적극 요구한 적이 있음을 지적했다.

백악관의 조니 어니시트 대변인은 미 정부는 소니와 만나 대응책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번 해킹 공격을 이전의 다른 사이버공격과 달리 국가 안보의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해킹 공격의 배후가 북한이라고 판명된다면 이는 처음이 아니며 북한은 이미 남한의 정부 기관, 사업체와 은행 및 미국의 정부부처까지 사이버공격을 가한 적이 있다고 클링너는 말했다.

그는 이어 서양의 주류 언론은 이에 대한 보도를 거의 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북한은 낙후되고 가난한 은둔의 폐쇄 국가라는 이미지를 갖게 돼 인터넷을 이용한 이런 공격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인상이 퍼지게 됐다고 말했다고 아이비티가 18일 보도했다.

클링너 전 CIA 요원은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북한 정부가 이번 공격을 주도했다는 것을 밝히게 되면 이 때문에 대중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클링너는 이어 이번 행위는 북한이 명백히 민간인에 해당하는 소니의 직원들을 협박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미 정부는 다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넣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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