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대거 만찬 회동, 참석자들 이구동성 “정치 얘기 없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친이계 인사들이 18일 저녁 대거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근 자원외교 국정조사 문제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참석자들은 하나 같이 정치적 언급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친이계 주요 인사들이 18일 저녁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대거 모인 가운데 송년 만찬 행사를 가졌다. 이날 만찬 행사는 19일 이 전 대통령 생일과 2007년 대통령 당선일 등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하루 앞서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은 최근 자원외교 국정조사 문제가 얽혀 있어, 친이계의 국정조사 대응책이 논의되지 않겠냐는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만찬 참석자들은 이구동성 “정치적 얘기는 없었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만찬 행사에 참석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되면 나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구름 같은 이야기를 하고 그러나”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일부 측근들을 통해 “국정조사 못할 거 뭐 있나. 내가 나가지 뭐”라고 말했던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지만, 이날 직접적 반응은 ‘비현실적’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자원외교에 대한 국정조사 자체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할 일, 하는 일이지 나한테 물어보면 되나”라며 무심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만찬 행사에 참석했던 복수의 참석자들도 모임 직후 기자들에게 “정치적 이야기는 없었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은 “모이는 것 자체를 오해할 텐데, 거기에 정치적인 얘기를 해버리면 되겠냐”고 말했고, 김용태 의원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4대강이고 뭐고 없었다”고 전했다.

만찬 행사에서는 이재오 의원이 인사말을 통해 “오늘은 우리 서로 덕담하고 과거를 돌아보고 추억을 되짚는 그런 날로 하기로 하자”는 취지로 말하며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을 제안했으며, 참석자들도 이에 공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이 자리에서 “오늘은 내 생일 전날이기도 하지만 7년 전 여러분이 있어서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으니 앞으로도 우리 자주 만나서 서로 건강과 가정을 지키고 나라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그런 모임이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가벼운 덕담정도만 건넸을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내년 1월 출간될 것으로 알려진 자신의 회고록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동안 일을 같이 했던 분들하고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지금 현재로서는 책이 나오면 아마 좋은 역사적 사회적 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는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사업을 비롯해 자원외교 등 전 정권에서 추진된 각종 역점사업들에 대한 정치권의 공세에 반박성격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는 물론 2012년 박근혜 정권 재창출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들도 담겼을 가능성을 보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정치권에 또 하나의 ‘폭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이날 회고록 출간 관련한 짧은 언급 외에는 정치 현안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김용태 의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마지막 발언을 통해 “다들 잘하자. 여러분이 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냐”며 “여러분이 잘 하자”고 말했다. 이를 두고 친이계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만찬에는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정병국·이군현·권성동·김영우·김용태·조해진 의원, 권택기 전 의원 등 이명박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28명의 전·현직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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