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횡령해 비자금 조성…정·관계 로비 가능성도 수사

▲ 15일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이 구속됐다. ⓒ대보그룹 홈페이지

전국 36개의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는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이 수십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서영민)는 대보정보통신 등 계열사의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최등규(66) 대보그룹 회장을 구속했다.

이날 최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신문)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엄상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지난달 12일 최 회장은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최 회장이 대보정보통신을 통해 50억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해 유용한 혐의를 포착하고 최 회장을 소환해 횡령·배임 규모와 경위, 비자금 조성 의혹, 정·관계 로비 가능성에 대해 수사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15일 최 회장 자택과 대보그룹 본사, 대보정보통신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현재 최 회장은 2009년 이후 공사비를 과다계상하거나 거래 내역을 허위로 꾸미는 수법으로 최소 수십억원에서 최대 200억원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현재 최 회장이 그룹 계열사인 대보정보통신을 통해 회사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대보그룹은 지난 1981년 대보실업으로 출발해 건설, 유통, 레저, 정보통신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중견그룹이다. 대보건설, 대보실업, 대보유통, 보령물산, 대보정보통신, 서원밸리 컨트리클럽(골프장)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원이 넘었으며 2020년 매출 5조원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보그룹은 전국에 걸쳐 36개의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다.

대보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대보정보통신은 도로공사의 자회사였던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이 전신이다. 2002년 대보그룹에 인수됐고 이후 8년 동안 통행료 징수시스템 등 도로공사의 IT 사업을 독점하는 등 주로 고속도로 정보통신시설을 통합·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검찰은 대보정보통신이 하이패스 교통시스템과 같은 관급(官給) 공사를 대량 수주·납품하면서 매출액이 급성장하는 등 회사 규모를 급속도로 키워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 등이 하이패스 교통시스템 등의 관급(官給) 공사를 수주·납품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도로공사 임직원뿐만 아니라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병을 확보한 최 화장을 상대로 정확한 횡령·배임 액수와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보강 수사한 뒤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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