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유력한 살인 용의자 정씨 취재진 앞에서 활짝 웃어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정모(37)씨가 경찰에서 "범행 직후 만족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취재진 앞에서 활짝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지켜본 이들을 놀라게 했다.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정씨는 25일 밤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하고 만족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정씨가 범행 당시에 죄책감을 안 느끼고 오히려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다니는 데 만족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22일 강도상해 범행 도중 시민에 의해 검거됐을 때도 죄책감을 보이지 않은 채 "확실히 처리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흉기를 사용하다가 살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파이프 렌치나 쇠망치 등 둔기로 바꾸는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였다. 정씨가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있는 사실은 취재진에게 정씨의 모습이 공개된 26일 다시 한번 드러났다. 수사관들의 손에 이끌려 경찰서 현관 앞 계단을 걸어오던 정씨는 처음에는 미소를 지으며 두리번거렸으며 이후 수사차 범행 현장으로 향하는 경찰차에 탄 다음에도 노골적으로 취재진들을 훑어보며 비웃는 듯한 웃음을 한동안 짓기도 했다. 경찰은 정씨의 이런 `떳떳함' 때문에 범행 사유를 금품절취보다는 범죄 자체의 `완벽성'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피해 액수가 밝혀진 3건의 범죄에서 정씨가 빼앗은 돈이 8만4천원뿐이었고 정씨의 방에서 강력범죄를 모아놓은 신문 스크랩 더미가 발견된 사실은 이 같은 추정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정씨는 국내외 범죄 영화를 보면서도 `완전범죄'를 꿈꿔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정씨가 "`살인의 추억'이나 `양들의 침묵' 등의 영화를 봤다"는 진술을 함에 따라 이들 영화가 그의 범죄행각에 `참고서'가 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정씨는 경찰로부터 2004년 상반기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했던 서울 서남부일대 6건의 연쇄피습사건 중 이미 범인이 검거되거나 특정된 2건을 제외한 4건의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 당시 연쇄살인 사건은 4건이 목요일 심야시간대에, 3건은 비가 오는 날에 발생하는 등 화성연쇄 살인사건과 유사점 때문에 `서울판 살인의 추억'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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