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에 ABS가 많이 장착돼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ABS는 고급자동차에만 부착되던 옵션이었다. 이제는 대부분의 자동차에 기본 적용되는 안전품목이다. 그런데 ABS가 언제 만들어지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오늘은 ABS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한다.

우선 ABS를 풀어 쓰면 Anti-lock Brake System인데, 우리말로는 바퀴 잠김 방지장치다. 말이 좀 어렵지만 주행하다가 브레이크를 세게 밟으면 바퀴가 움직이지 않게 된다. 하지만 자동차는 관성에 의해서 계속 앞으로 나가려 하기에 자동차가 옆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는 게 바로 ABS다.

ABS의 작동은 바퀴가 잠기는 것을 방지하는데, 어떻게 방지하냐면 바퀴가 움직일 수 있도록 순간적으로 바퀴를 제동했다 놓았다를 반복하는 것이다. 1초에 10회 이상 엄청 빠른 속도로 운동을 반복하기 때문에 바퀴가 잠기지 않고 제동이 가능한 것이다. 바퀴가 어쨌든 순간적으로나마 움직이기에 순간 조향도 가능한 것이다.

그럼, ABS가 언제 만들어졌을까? ABS의 역사는 193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동차 뿐 아니라 기차나 비행기 바퀴까지도 잠기지 않을까 하던 중 1936년 독일 보쉬에서 특허를 등록했다. 그러다 1952년 영국 던롭이 항공기용으로 개발했고, 1966년 크라이슬러와 포드에서 자동차에 적용했다. 하지만 초기 제품은 너무 복잡하고 느리며, 실패 확률이 높았다. 그러다 1970년대 들어서 140여개 부품으로 이뤄진 ABS가 완성됐다.

하지만 한 때는 ABS 때문에 불만이 많았다. ABS가 국내에 들어온 다음 일부 운전자들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페달이 부르르 떤다고 애프터서비스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펌핑 작용을 하는 진동이 페달까지 전달된다는 점을 잘 몰라 발생한 일이다. 하지만 요즘은 거의 없다.

요즘은 통합 시스템으로 나온다. ABS 외에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엄청난 힘을 받으면 바퀴가 헛돌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는 TCS가 있고, 급회전 및 급차선 변경 때 자동차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ESP 등이 모두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됐다. 회사마다 VDC, VSC, ESC, ABD 등으로 부르는 명칭이 다르지만 목적은 같은 것이다.

결국 자동차가 점점 더 똑똑해진다는 말이다. 자동차에 컴퓨터와 전자장치가 많이 추가되면서 지금도 무척 똑똑해졌다. 나아가 이제는 자동차가 서로 통신하는 시대다. 자동차끼리 신호를 주고받아 서로의 진행 방향 등을 파악해 사고를 대비하는 방식으로 정말 영화에서처럼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 말로 명령을 내리고 잠을 자면서 가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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