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수면박탈, 처형 위협 등 가혹 끔찍”

▲ 미국 중앙정보국 문장. 출처=CIA 공식누리집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에게 가했던 고문에 가까운 심문 수법들이 9일(현지시각) 공개될 예정이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웹사이트를 통해 CIA가 테러 용의자들에게 가한 성적 위협을 포함한 잔혹한 심문 방법에 관한 상세한 보고서를 CIA 및 공화당 소속 정보 위원회의 비판과 함께 전세계에 공개한다.

이 안에는 CIA가 심문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출신의 아부 주바이댜(Abu Zubaydah)가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끈 알카에다의 핵심 조직을 위해 여행 에이전트로 암약했다고 보고 5일 동안 수면을 박탈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알카에다의 정보원 압델 라흐만 알 나시리, 곧 2000년 이지스 구축함 콜(USS Cole)의 폭파를 조종한 것으로 알려진 이 용의자를 전기드릴로 위협했다는 것도 기록돼 있다고 ‘콜롬비아 디스패치’는 9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CIA가 테러용의자에게 빗자루로 성적 위협을 가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백악관과 미국 정보 기관은 이 보고서의 공개 이후 전세계의 항의와 가능한 폭력 상태에 대비해 8일 전세계의 안전 강화 조치를 취하라고 하달했다.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 보고서가 공개되면 전세계의 미국 시설물들과 개인들에 대해 가해질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징후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 고위 정보 관계자는 로이터에 미국 정보 기관들이 비밀리에 외국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폭력 사태에 대비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고 ‘콜롬비아 디스패치’가 전했다. 국방부 또한 야전 사령관들에게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과 기지들에 대해 보호 조치를 취하라고 명령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전세계인들과 미국인들이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한다”며 이 보고서의 공개를 지지했다고 대변인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CIA의 심문 기술로 과연 필요한 정보를 얻어냈느냐에 상관없이 ‘미국의 가치와 양식에 해를 끼친다는 이유로 이 같은 심문 기법을 반대했다’고 어니스트 대변인이 전했다.

몇 년이 걸려 작성된 이 보고서는 CIA의 용의자 인도, 구금, 심문 프로그램에 대한 역사를 상세히 부시 전 대통령은 이를 2001년 9월 11일 이후 승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퇴임하기 전에 이 프로그램의 상당수를 종료시켰고, 2009년 취임한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신속히 “강화된 심문 기술”을 금지했다. 비평가들은 이 기술들이 고문과 다름없다고 말하고 있다.

CIA의 심문 기술들은 테러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백악관, CIA 및 법무부가 승인한 수준보다 가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최종 결론은 이런 잔혹한 심문 기술을 사용했지만 결론적으로 비위협적인 심문 방식으로 얻을 수 없었던 중요한 정보를 얻어낸 것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물론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다. 반테러 정보 관계자들과 관료들은 가혹한 심문을 통해서 중요한 정보를 알아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에는 CIA가 부시 행정부조차 승인하지 않은 ‘처형 위협’으로 테러 용의자를 심문한 내용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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