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인종·성별 불문한 인사

 

삼성그룹이 부사장 42명, 전무 58명, 상무 253명 등 작년보다 123명 줄어든 총 353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4일 밝혔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1년 501명, 2012년 485명, 2013년 476명을 승진 인사를 진행 했지만 최근 5년사이 최저 수준인 353명만 임원으로 승격시켰다.

이는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 실적 분진 등에 이유로 임원 규모를 크게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 30대 외국인 천재과학자·여성 임원 대거 승진

삼성은 올해 임원인사에서 외국인 우수인력을 대거 본사 임원 승진자 명단에 올렸다. 30대 초반의 외국인 임원 및 현지 채용인력 최초의 여성 임원이 탄생하는 등 국적·인종을 불문한 인사원칙이 두드러졌다.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외국인 승진자는 부사장 1명, 상무 8명 등 총 9명이다.

삼성전자 북미총괄 기획홍보팀장인 데이빗스틸 전무는 북미 기업홍보 기능 강화와 적극적인 대외협력 활동을 통해 삼성 브랜드 위상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지난 2013년 미국 팀백스터 부사장, 2014년 중국 왕통 부사장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외국인 30대 임원 승진자도 2명 나왔다.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 프라나브 VP가 33세로 최연소 임원(상무) 자리에 올랐다.

프라나브 신임 상무는 미국 MIT 미디어랩 출신으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젊은 과학자 35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천재급 인력으로 꼽힌다.

올해 39세인 삼성전자 미국법인 컨슈머영업 데이브다스 SVP(Senior Vice President)는 미국 TV시장에서 매출성장(15%) 및 역대 최고 시장점유율(35.6%)을 기록한 성과를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여성 임원은 지난해(15명)와 비슷한 14명이 승진했다. 승진자 중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한 신임 여성 임원이 13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이번에 상무로 승진한 13명 중, 1994년 공채 출신인 여성 승진자 3인방이 눈에 띤다. 입사동기인 삼성전자 박정선 부장 ,삼성전자 박진영 부장, 삼성SDS 정연정 부장 등 3명이 나란히 상무로 승진했다.

박정선 신임 상무는 경영관리 전문가로 재무시스템 구축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무선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승진했고, 박진영 신임 상무는 반도체설비 구매 전문가로 반도체 사업 일류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정연정 신임 상무는 IT 시스템 전문가로 회사성장에 기여해 임원이 됐다.

삼성중공업의 박형윤 부장도 상무로 승진해, 중공업 최초로 여성임원이 됐다.

박 신임 상무는 1993년 입사 이후 영업관리, 영업지원, 국제금융 업무를 거쳐 2001년부터 조선영업 현장에서 일해왔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조선업계 최초의 여성 해외 주재원으로 런던주재원에 근무했으며, 세계 최초 초대형 에탄운반선 수주 등 신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해외 현지인력 중 최초로 여성 본사임원이 임원이 된 것도 눈에 띤다. 이번에 상무로 승진한 장단단 중국본사 부총경리는 대외협력 및 기획업무를 담당하면서 중국 현지시장 개척 및 회사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성과주의 발탁·순혈주의 탈피…‘세대교체’

이번 인사에서 삼성그룹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순혈주의 탈피 ▲성과주의 발탁 ▲세대교체 등으로 보여 진다.

이날 삼성 관계자는 “승진자 중 경력 입사자의 비율도 예년 수준을 유지해 전통적인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 영입인력에 대해서도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등 능력주의 인사를 실시했다”면서 “해외법인 우수 인력의 본사임원 승진을 지속 유지하가 위해 현지인들에게 미래 성장 비전을 제시함은 물론 국적, 인종에 관계없이 핵심인재를 중용하는 삼성의 ‘인재제일’ 경영철학을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승진자 규모는 줄었으나, 작년과 동일한 규모로 2년 이상 대 발탁 인사를 실시했다”라면서 “앞으로 발군의 역량을 발휘한 젊은 세대에게 임원 등용의 기회를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시사포커스 / 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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