렁춘잉 장관 “중국 입장 불변…모든 저항 쓸데없다”

▲ 지난 9월 말 홍콩 경찰이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진압하던 모습. 출처=CNN 화면 캡처

홍콩 민주화 운동을 이끈 시민단체 ‘사랑과 평화로 센트럴을 점령하라’의 지도자 3명이 지난달 30일 홍콩 정부청사 봉쇄에 실패한 시위대를 향해 해산을 촉구하며 경찰에 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니 타이(戴耀延) 홍콩대 법대 부교수는 2일 애드미럴티 지구 부근의 한 회의실에서 기자들을 모아놓고 “우리의 젊은이들은 경찰 진압봉에 몸으로 맞섰다. 그들이 흘린 피와 부러진 뼈는 우리에게 큰 슬픔을 안겨주었다”고 말했다.

베니 부교수는 추이우밍(朱耀明) 목사, 찬킨만(陳健民) 홍콩 중문대 소속 사회학자와 함께 ‘센트럴을 점령하라’을 이끈 상징적인 존재라고 뉴욕타임스가 2일 전했다.

그는 “우리 세 명은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 공동체 속에 뿌리를 내려 이 운동을 탈바꿈시켜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홍콩 민주화를 지지한 이들 선배 세대들은 이 자리에서 젊은 시위대를 지지하고 있지만 거리 점거가 시민들의 분노를 가져오고 경찰과 조직적인 반대세력과의 충돌을 피할 수 없다는 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타이 부교수는 또 홍콩 정부는 경찰이 유례 없는 자제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하지만 진압이 점점 더 과격화 양상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압 선봉에 선 몇몇 경찰관은 통제력을 상실했다”며 “이 중요한 순간에 우리는 자신을 보호해야 하고 매우 위험한 이 곳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 부교수와 다른 두 지도자는 3일 경찰에 자수할 것이라며 “투항해서 법의 처분을 받는 것은 법치에 대한 존중이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어 “투항이 패배는 아니다. 그것은 비정한 정부에 대한 침묵의 비난이다”고 말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센트럴을 점령하라’의 공동대표 3명이 3일 오후 3시에 자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학생 지도자인 조슈아 웡은 1일 자신을 포함한 시위대는 정부와의 협상을 강제하기 위해 단식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2일 홍콩의 렁춘잉 행정장관은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서 단식 투쟁은 겨울이 시작되는 시점에 어리석은 행위라며 홍콩 당국은 중국 정부가 제시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후보자를 뽑는 선거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렁 장관은 “전에도 말했지만 모든 저항이 소용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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